화목보일러에 첫 불을 댕기다.
경동 Enertec에서 나오는 <나무꾼 보일러 명품 251을 놓았다.
영하 7.3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집안에서도 외투를 입어야 해서이다.
기름보일러는 한 드럼에 273,000원 정도의 석유를 넣어야 하는데
한 달에 3드럼은 족히 들어가는 것 같다.
11월 10일, 30평형 보일러를 설치했다.
연소 시 칼로리 21,000kcal/h,
저탕량 180L,
화목 최대투여량(1일 1회) 48kg,
기름 대체량은 16L가 될 거라고 한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담 벽에 보일러를 설치하였으니
보일러실을 꾸며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비닐로 덮어 놓아야 했다.
계약금만 보내고 <나무꾼보일러>는 외상이다.^^.
11월 19일 아침, 첫눈이 내렸다.
뉴스에서 홍천에 첫눈이 내려 5cm나 쌓였다고 하더니만,
이곳에도 하얗게 눈이 내린다.
통나무화목은 가까운 신일리 강원임산에서 구했는데
물먹인 통나무인지
'에게게! 이것 밖에 안 되나?!'
1톤당 11만 원, 총 55만 원을 들여 구입했다.
화목보일러를 설치해준 송 사장도
소개해준 구입처의 물건을 보더니
뿔이나는가 보다.
다른 곳을 소개해주겠다고 한다.
벌목장 전화번호도 받았다.
한 주간 내내,
사 놓은 통나무를 전기톱으로 잘랐다.
11월 24일 나무꾼보일러에
전기톱으로 베어낸 통나무를 넣고
첫 점화를 했다.
그러나
결국 몇 시간 못 가고 불이 꺼졌다.
밤 11시까지 재 점화를 시도해야 했다.
"90cm로 통나무를 잘라야 오래 탄다."는 말에
그리 잘랐는데,
무거워 화구에 밀어넣을 수가 없다.
다음부턴 60cm 정도로 잘라야지...,
내 '겨울 돕바'는 화목이 내뱉는 진액으로 엉망이 되어버렸다.
내 아내의 치켜세운 눈이 보인다.
"또 세탁비!"
26일 오후 9시,
집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 2개,
가지 통나무 3개를
넣었다.
온도 조절은 21도로 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27일 아침 새벽,
연소 등은 꺼져 있고,
통나무를 화구에 투입해야 한다는 경고다.
"하루에 한 번만 넣으면 된다더니..."
이 날부터 나는, 보일러의 머슴이 되었다.
오후 5시에 넣은 통나무 화목은
다음 날 새벽까지 가지 못하고 꺼져 버린다.
'12시간을 가지 못하다니!?',
좀 더 용량이 큰 보일러를 설치할 걸 그랬나 보다.
하루 최소,
12개의 통나무화목을 넣어야
거실 온도 영상 19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외투를 벗고
거실 탁자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T.V를 볼 수 있게 됐으니
너무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