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2023

행복나무 Glücksbaum 2023. 9. 25. 22:51

정자아 지음, 『아버지의 해방일지』 창비.2023.10.12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창비, 2023
                  
자유 논제

1.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서술한 내용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전직 빨치산이었던 내 아버지 고상욱씨는 이십년 가까운 감옥살이를 마친 뒤 자본주의의 중심 서울로 향하지 않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심지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고향에 터를 잡았다. 자본주의 적인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자가 아직 자본의 맛도 보지 못한 깡촌을 택하다니 이 또한 코메디다.

하지만 독재정권 치하에서 사회주의자가 갈 곳이 어디 있었겠는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버지는 초짜 농부가 되었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아버지는 제법 근사할 때도 있었으나 농부로서의 아버지는 젬병이었다. 사회주의자답게 의식만 앞선 농부였다.(P.8)

별점
☆☆☆☆☆
읽은 소감

2. 책 속에 인상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발췌 1

발췌 2

3. 아버지 가정의 비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러니 국민학생이던 작은아버지가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친척집을 전전하게 된 것 시절 탓이지 아버지 탓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집안이 망한 것도, 자신이 배우지 못한 것도, 할아버지가 군인 손에 죽은 것도 다 아버지 탓이라 여겼다.

감옥에서 나온 아버지가 고향 반내골로 돌아왔을 때 작은 아버지는 고개를 외로 꼰 채 말도 섞지 않았다.(p.35)

4. 여순사건이 요즘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무고한 억울한 죽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순사건을 어떻게 보시나요?

여순사건이 나고 한 열흘 뒤, 큰언니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팔에 소름이 돋던 늦가을 어느 날이라고 했다.

수배 중이라 한동안 보이지 않던 아버지가 14연대를 끌고 부모두 당당하게 나타났다. 14연대는 반내골에서 일주일 남짓 머물렀다.(p.125)

5. 남북분단으로 인한 아픔, 반공논리로 인한 피해가 극심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남북분단의 비극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1989년에 석방된 비전향장기수가 있었다. 광주교도소에서 아버지와 가깝게 지냈다는 그이가 반내골로 찾아왔다. 감옥에서 사십년 가까이 지냈다는데 압구정 갤러리아 옆에 서 있어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양복 차림이 멋스러웠다. 배우를 해도 될 만한 얼굴이었다.

장성 만석꾼 집안의 장손이었다는 그는 자기 때문에 집안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서 돌아갈 고향조차 없다고 했다.(p.149)

6. 부모는 모두 재혼이다. 이런 가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리 집 족보는 이런 식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재혼을 했다. 그 무렵 대부분이 그랬듯 둘 다 초혼은 중매결혼이었다.

당시 마음에 둔 여자가 있던 아버지는 어른들끼리 잡은 결혼식 날, 집안 어른들에게 끌려가 영문도 모른 채 결혼 식을 올렸다. 결혼식이 다 끝나기도 전에 도망친 아버지는 다시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p.161)

선택논제

1. 아버지는 사회주의자였다. 여러분은 사회주의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알고 봉게 당신은 사회주의자가 아니구만.” 옷 털고 손 좀 닦자는데 웬 사회주의?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읽고 있던 니체를 내려놓고 아버지를 주시했다. “사회주의의 기본은 뭐여?” 속도 없는 어머니, 아는 것 나왔다고 냉큼 알은척을 하고 나섰다. “그야 유물론이제라.”“글제! 글먼, 머리는 뒷다 뭣혀! 생각혀봐.

사람은 하나님이 여개 사람이 있어라, 고런 시답잖은 말 한마디 했다고 하늘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담고 악다구니를 허는 것이 다 우리 인간의 시원이 아니겄어? 사회주의자는 일상에서부터 유물론자로 살아야 하는 법이여.”(P.16)

찬성한다

반대한다

2. 빨치산의 딸로 화자는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평생 그 이상의 돈을 써본적이 없는 경험의 증거일까, 아니면 치매에 걸려서도 자식의 삶을 불안해하는 증거일까. 아버지는 난생처음, 자식에게 돈을 요구했다.

고작 삼만원을. 자식이든 남이든 절대 신세지지 않는다는 평생의 원칙을 깨뜨리게 만든 것이 고작 삼만원, 이것이 늙은 혁명가의 비루한 현실인 것이다. 삼십만원을 보냈다. 이 정도가 이 대학 저 대학 기웃거리는, 늙은 혁명가보다 나을 것 없는 빨치산의 딸의 비루한 현실이었다.(p.54)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끄럽게 생각한다.

3. 아버지는 화장을 한후 유골을 사방에 뿌리게 되었다. 이런 아버지의 장례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게 평소 아버지 생각이었어. 죽으면 썩어문드러질 몸땡이 암 디나 뿌레삘라고.”
학수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어쩌면 그도 아버지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을지 몰랐다.

“그거이 아버지제. 참말 아부지답네. 근디 암 디 워디?” “아버지 자주 다니시던 데 여기저기. 반내골에도 조금.”(p.254)

찬성한다

반대한다

4. 이 소설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여러분은 사투리를 쓰는 것에 대해 찬성하나요?

찬성한다

반대한다

※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24. September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