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봉의 불화과 단청에 대해선 많은 매스컴에서 접한 터라
기대를 갖고 김삿갓면 와석리 옥동천 다리를 건너고
좁은 길을 따라서 바람의 언덕까지 올랐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산하는
스위스의 그린델발트에서 리프트를 타고 내려다보는 산하보다 더 아름답다.
"아니,, 모운동으로 가는 길이 맞아?"
모운동!
하늘아래 마을이라 하더니 정말 그렇다.
80년대 말까지 1만여명이 살았다는 대촌이 바로 모운동이었다 한다.
지금이야 아주 적은 주민들만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체험을 할 수 있는 몇개의 갤러리들이 있다.
게릴라 텐트촌을 연상케 한다.
만봉불화 박물관은 이 마을을 지나 언덕 넘어에 있다 하니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고는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곳이다.
모운동 마을을 지나 다시 산을 돌아서 도착한 곳에
절집 모양으로 건축해놓은 만봉불화박물관이 눈 안에 들어온다.
보살인듯 싶은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리고 안내 받은 소강당엔 보살님 사진과 함께 많은 액자가 걸려 있다.
새누리당 각 지역의 여성위원으로 위촉이나 임명장을 받은 것을 액자에 넣어 걸어놓은 곳이다.
날씨가 더워서도 그렇지만 혈압이 상승한다.
고건축 단청의 대가요, 탱화미술의 대가의 면면을 살펴보려고
36도가 오르내리는 이 날,
박물관이 있다기에 산길을 올라왔는데 마음은 산 밑으로 내달린다.
그래도 인내한 보람이 있어,
해설을 맡은 한 처사님의 진지한 설명은,
가히 스토리텔링의 대가이다.
이 처사님은 불자답게 불교경전을 단 한마디로 요약하여 설명하는 고수불자이다.
아마도 스님들도 그렇게 간단명료하게 불교의 계명들을 쉽게 설명하지 못할 것 같다.
나도 평생을 목회현장에서 성서신학 해설로 살았지만
내 설교 25분 동안 하느님 말씀을 저 처사처럼 간단명료하게 증언 했으면
아마도 교인들이 정년까지 예배당일 맡아 하시라고
붙잡고 늘어졌을 텐데...
불화 갤러리 안의 그림들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그 내용을 설명한다.
만봉이 그린 그림이 처사님 한마디 한마디에 그 빛이 드러난다.
만봉스님도 그런 뜻까지 헤아리며 그렸을까?
[16.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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