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7) 독일에서 쿠데타 음모로 25명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
2022년에 독일에서? 그것도 쿠데타를?
웃고 넘기기에는 일이 좀 심각했음.
독일 연방경찰이 동원한 인원은 무려 3,000여 명. 11개 주에서 130건의 체포 작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음. 독일 안에서만 한 것이 아니고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도 혐의자를 체포.
독일 전역에서 체포된 인원은 모두 25명. 그 인원으로 무슨 놈의 쿠데타냐 싶지만 독일 연방 검찰과 경찰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
25명 중 24명은 독일 국적자, 1명은 러시아 국적자. 독일에서 쿠데타를 하는데 왜 러시아인이? 이 의문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하겠음.
독일 연방 검찰은 쿠데타를 모의한 단체를 아직 특정하지 않았는데 독일 언론은 라이히스뷔르거(Reichsbürger) 운동 단체로 추정함.
라이히스뷔르거는 '제국의 시민'이라는 의미.
여기에서 제국은 1871년 독일 통일 후,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존속했던 독일 제국(Deutsches Reich). 명칭에서 추측할 수 있는데 자기들은 독일 제국의 시민이고 현재의 독일 연방 공화국은 존립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집단.
우리에게는 과거의 독일 제국이 정통이다, 독일 연방공화국은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만 한다면 뭐 그러려니 하겠으나 현재의 연방공화국을 무력으로 전복하고 독일 제국을 계승하는 새로운 국가를 수립하려는 실천 계획을 갖고 있기에 문제.
작년부터 무장 쿠데타를 모의해왔으며 보건부장관을 납치하려는 계획도 세움. 독일 정보 당국은 라이히스뷔르거 운동에 참여하는 인원을 약 2만 1천 명으로 추산. 단일 조직이 아니고 여러 조직이 존재.
이 중 일부는 극우, 네오 나치주의자인데 구 동독군 출신, 현 독일 연방군 출신이 다수 참여하고 있음. 무장 쿠데타를 준비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상당량의 무기와 탄약을 은닉해왔고 이번 체포 작전에서 일부가 압수됨.
독일 연방공화국을 인정하지 않기에 세금 납부를 거부하고 '제2 독일 제국', '프러시아 자유국', '게르마니아 공국'이라는 자기들만의 작은 국가를 만듦. 자체적으로 여권과 운전면허증도 발행.
이런 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은 독일 연방군 예비군과 특수부대원도 여럿 참여해서 조직원에게 군사훈련을 시키고 군 정보도 빼돌리고 있어서임. 장관 등 고위직 공직자와 군, 경찰 간부를 납치, 살해하는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가 적발.
최근에는 국가 기간시설을 파괴하고 독일 의사당을 습격해서 의회를 통째로 장악하려고 계획하던 조직까지 발각됨.
독일 연방 검찰은 주모자로 하인리히 13세 공(Heinrich XIII PR)과 뤼디거(Ruediger v. P.) 2명을 특정함.
하인리히 13세라고 알려진 사람은 71세로 1918년까지 지금의 튀링겐주 일부를 다스렸던 로이스 가문 출신의 몰락한 귀족. 후자는 69세로 퇴역한 특수부대원.
무장 쿠데타가 성공하면 하인리히 13세를 황제로 추대하려 했던 것으로 보임.
위에서 체포된 25명 중 1명은 러시아인이라고 했는데 비탈리(Vitalia B)라는 여성. 하인리히 13세가 이 러시아 여성을 비밀리에 계속 접촉해서 쿠데타 성공 후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논의해왔다고 함.
체포된 사람 중에는 극우 정당 소속 전직 의원과 현직 판사도 있음. 쿠데타 세력이 정계와 법조계에도 촉수를 뻗치고 있다는 증거.
독일 연방 검찰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무장 쿠데타 세력의 규모가 크고 정부 요인 암살, 군.경찰 장악, 국가 기간 시설 파괴 등의 계획이 구체적이었기 때문.
*참고 기사: BBC, Germany arrests 25 accused of plotting coup(https://www.bbc.com/news/world-europe-63885028)
*라이히스뷔르거 운동에 대해서는 다음 참고 --> DW, What is Germany's 'Reichsbürger' movement?(https://www.dw.com/en/what-is-germanys-reichsb%C3%BCrger-movement/a-36094740)
글, 김종호
*[기사 캡처 사진/ 하인리히 13세가 주모자로 체포되는 장면. 2022]
[07.Dez.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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