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말과 말들...

“너무나 홍장원을 물로 보고 있다.”

행복나무 Glücksbaum 2025. 2. 21. 09:56

01. '홍장원을 너무 물로 보고 있다.' 윤  탄핵 심판 과정에서  줄곧 느꼈던 내 속내이다.
홍장원은 12.3 내란 당일 '싹 다 잡아들여'라는 견돈윤대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후 지난 2개월 간 뉴스의 중심에 섰던 인물 중 하나이다.

이로 인해 그는 경찰, 검찰, 국회, 헌재에 불려다니며 조사와 증언을 반복해야 했다.
그리고 홍장원을 마주한 국힘당 국회의원과 변호사(윤석열측)들은 마치 죄인을 심문하듯 거칠게 그를 몰아세우는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되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가 느낀 심정이 위의 첫 문장이다.

너무 '홍장원을 너무 물로 보고 있다.'

(만약, 입장이 바뀌어 국힘당 의원이나 윤석열측 변호사들이 국정원에 불려가 홍장원 앞에서 조사를 받았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되었을까?)

02. 주지하듯,
홍장원은 서울대와 육사를 동시에 합격한 후 육사를 선택한 인물이다(우리 세대는 출세하려면 두 학교 중 하나를 가야 한다고 했던 세대이다).
육사를 졸업한 후 707에서 중대장을 역임하고,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에 들어가 블랙 요원으로 근무하는 등 평생을 국정원에서 일한 사람이다.
이 간단한 이력만 놓고 봐도, 그가 머리가 명석하고, 배짱이 두둑하며 충성심이 강할 것이라는 점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지난 2개월 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홍장원의 모습에서 대다수 국민이 그런 특징을 느꼈을 것이다.

홍장원은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따라서 윤석열 측이 홍장원을 거칠게 공격할 수록, 오히려 그는 더욱 섬세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윤석열의 ´위헌 증거´를 대중 앞에 내놨다.

03. 그는 국정원 1차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윤석열을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고백한 후 그러나 '정적을 싹 다 잡아들여'라는 것은 '북한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본인은 그런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 적이 있다.
그렇게 윤석열을 좋아했다는 홍장원을, 그러나 윤석열은 '탄핵 공작의 시발점'이라며 인신모독을 했고, 자신이 충심으로 모셨던 윤석열과 조태용(국정원장)이 본인들 살자고 자신을 난도질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홍장원은 '모셨던 두 사람에 대한 마음의 짐을 벗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홀가분한 심정으로 12.3 비상계엄일 당일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 관계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어제(2월 20일) 열린 10차 탄핵 심판에서 헌재에 두 번째 출석한 홍장원은 아예 체포자 명단이 담긴 문제의 메모지 원본을 가지고 나와 기존의 자신의 입장을 또렷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밝혔다.



윤석열이 직접 모욕을 주며 공격을 가했지만 그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04. 헌재는 어제 변론으로 더 이상의 증인 심문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고, 다음 주 화요일(25일)에 '최후 진술'을 포함하여 마지막 심판을 진행하겠다고 결정지었다.
이로써 3월 10일 이내에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할 것이다(가능성 100%). 어쩌면 헌재의 심판이 그보다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노무현,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모든 변론을 마친 후 재판관 평의회를 여느라 2주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윤석열 탄핵심판의 경우 헌재가 처음부터 매주 한 번씩 재판관 평의회를 열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헌재 재판관들 사이에서는 이미 상당한 결론이 지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윤석열 측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약 2주의 시간 여유를 가진 후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




[20. Februar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