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말과 말들...

너는 골방을 가졌는가?

행복나무 Glücksbaum 2008. 9. 1. 15:22

 

너는 골방을 가졌는가?

이 새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세상의 냄새가 들어오지 않는

은밀한 골방을 가졌는가?

 

너는 님 맞으러 어디갔는가?

네거리에

님은 티끌을 싫어해 네거리로 오시지 않네

그대는 님 어디다 영접하려나?

화려한 응접실엔가?

 

님은 손 놀음를 좋아하지 않아

응접실엔 오시지 않아

 

그분은 부끄럼이 많으신 분,

남이 보는 줄 아시면

얼굴 붉히고 고개를 숙여

말씀하지 않으신다네.

 

님은 시앗이 강하신 분,

다른 친구 또 있는 줄 아시면

애를 띠우고 눈물 흘려

노여워 도망을 치신다네.

 

님은 은밀한 곳에만 오시는 지극한 분,

사람 안 보는 그윽한 곳에서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이시는 분,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자 하신다네.

 

너는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어디다 차리려나?

깊은 산엔가?

거친들엔가?

그렇지 않으면 지하실엔가?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길은 산도 아니요

거친 들도 아니요

지붕 밑도

지하실도 아니요

오직 네 마음 은밀한 그속에 있네.

 

그대 마음의

네 문 밀밀히 닫고

세상 소리와

냄새 다 끊어버린 후

맑은 등잔 하나 가만히 밝혀만 놓으면

극진하신 님의 꿀 같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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