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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건 MB 자신

행복나무 Glücksbaum 2009. 1. 16. 14:16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라니... 2MB 당신은 무슨, 어떤 기여를 했던가?

다시 MB악법 국회통과를 시도한다면

강력한 저항권 쓸 수밖에

 

 

이번주 대통령의 KBS 방송연설 내용은 하나로 모아진다. 지난번 ‘법안전쟁’에서 국민여론을 이겨낼 수 없었던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과 야당에 대한 악담, 그리고 2월에는 꼭 통과시키라는 협박이다.

 

해머 얘기와 외신보도를 들먹인 것은 폭력유발 당사자가 폭력을 비판하는 격이다. 차근차근 복기해 보자. 야당 의원은 왜 해머를 들었나. 그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나. 야당은 한나라당이 mb악법의 돌격대로서 회의장 문까지 걸어 잠그고 야당의원의 출입을 막은 데 대해 단지 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해머를 쥔 것이다. 회의장 안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만 열어놓았으면 해머도 등장할 이유가 없었다. 야당은 대통령 말마따나 ‘어떻게 지켜온 민주주의인데’ 하는 심정으로, ‘의안심사에는 야당의원도 참여해야 한다’는 기초적이기 그지없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해머를 든 것이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독재정부가 아니라서 극단적 수단은 필요치 않다고 대통령은 주장한다. 그러나 명박산성에 갇혀 눈과 귀를 닫고 있는 대통령과 달리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유린되고 있는 것을 매일 목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 박의 구속으로 말 잘못하면 잡혀간다는 막걸리보안법 시대로 회귀했음을 절절이 느낀다. 국민은 하루하루 사상과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있으며 검찰, 경찰, 국정원은 정권의 주구라는 원초적 본능으로 회귀하고 있다. 국가안보시설보다는 재벌의 부동산 개발이익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고 아이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한 위대한 독립투쟁이 테러행위였다고 쓴 교과서를 배우게 될 처지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키자고 촛불을 들고 나선 시민들은 모조리 친북좌파가 되었고 이들 친북좌파들을 ‘효과적으로’ 진압한 경찰총수는 존경받는 CEO대상에 선정됐다.

어디를 봐서 민주정부인가. 민주정부를 주장하는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해머보다 더 창피한 국제망신이다. 로이터를 비롯해 AFP,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유력언론들은 정부에 비판적 주장을 냈다가 체포된 미네르바 관련 뉴스를 일제히 전하며 ‘해괴한 뉴스’ ‘반대론자에 대한 압박’ ‘비판에 점점 민감해지는 한국정부’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통령은 스스로도 민주주의를 언급할 처지가 전혀 못된다. 지난 96년 노동법 날치기 때 본인이 의회 민주주의를 허문 장본인으로서 날치기 대열에 앞장섰으며 그나마 국회의원직도 선거법 위반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쫓겨난 전력자다. 2007년 2월엔 70~80년대 독재정권과 맞서 싸우던 사람들을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거리면서 혜택을 본 사람들’로 매도한 적도 있다. 그런 그가 이제와서 ‘어떻게 지켜온 민주주의냐’고 오히려 야당을 꾸짖는 것은 그야말로 철면피적 작태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이 작심하고 2월에는 법안들을 통과시키라는 압력을 했으니 이제 2월 국회에서도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은 불문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한나라당이 또다시 국회에서 불법적 법안통과 시도를 한다면 야당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폭력’의 누명을 쓰더라도 다시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은 짐짓 근엄한 훈계조로 민주주의 타령을 하기 전에 야당의원이 해머를 쥐게 만든 원인제공자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스스로 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국민들이 애써 지켜온 민주주의를 일거에 허물면서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매도하는 게 누구인지 한나라당과 함께 심사숙고 해보기 바란다. 이미 국민은 알고 있는 답이다. [0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