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족들의 생명살림을 도맡아오던 아내의 신앙동지들이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금마 만만세 마을"을 찾아왔다.
영하 12도가 넘나드는 새벽, 서울과 강릉에서 출발하였단 카톡이다.
집안 일은 1일 휴가를 선언하고, 남편들에게 바턴을 넘기곤 시외버스에 올랐다는 것.
박상신, 박혜경, 최은순 님들,
늙어죽죽해진 '줌마'님들은 내 교회후배들이기도 하다.
몇 년만에 50년 지기 네 명의 여인들이 얼굴을 맞대었으니
제천 시외버스터미널 앞길은 시끌벅쩍해진다.
38번 전용도로를 들어서서 방절터널을 지나 청령포로 내려가는데도
차 안인지, 거실인지 관계 없다.
못다한 이야기 보따리를 쏟아놓는 '할머니 줌마'들은 영월의 자연에는 아랑 곳 하지 않고
수다는 서로 달리기를 하듯,
기관차는 간다. 기적은 울린다.
"칙칙 폭폭~ 뽀~오옥~"
"내 이야기 먼저~~",
"아니, 내 이야기 좀 들어 봐~"
아주, 스테레오 방송이다.
영월 읍내 청산화관에서 곤드레밥을 먹는 중에도 수다는 이어졌다.
영월 청령포, 영월 홍살문, 영월 선돌 신선암, 한반도지형 탐방과
선암마을을 내려다보는 때도 마찬가지이다.
집으로 돌아와 거실 탁자에 앉아서도 묶은 이야기는
끝도 없이 쏟아진다.
박헤경은 가히 신들린 경지이다.
걸쭉하게 40년 희노애락의 실타래를 풀어내린다.
가세가 기울어도, 하느님의 도움의 손길이 가족들을 붙들어 다시 살리시는 기적도 체험했댄다.
결혼해 가족을 이루어 살아 온 것은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신 행복한 시간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자 넷이 모였으니 어떻겠는가.
그녀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나는 녹초가 됐다.
[18 Dez.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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