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함께 펼쳐보는 세계

USA 트럼프 외교.., 실패의 연속은 개인 독재에서 비롯, “달의 뒷면으로 가고 있다.”

행복나무 Glücksbaum 2025. 6. 15. 14:12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이미 거의 5개월이 지났다. 물론 아직 결산하기에 너무나 이르다. 한데 임기 초기가 어느 정도 다 관찰된 지금으로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의 외교는 지금까지 거의 실패 연속이었다. 소기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는 것을 '실패'라고 부른다면 여태까지 트럼프의 "딜 외교"는 실패 그 자체다.  


소기의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열거하자면:

01. 신흥 초강대국 중국에 맞서 일단 부차적인 지역 (동유럽, 중동 등)에서의 미국의 군사, 외교 개입의 정도를 줄여  

02. 모든 가용 안보 자산들을 동아시아에 집중하고,  

03. 대 러시아 접근 등을 통해서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보다 완벽하게 구축하고,

04. 미국 경제에 대한 보호주의 정책 위주로 세계 무역 판도를 바꾸면서도

05. 유럽과 동아시아의 군사 보호령 ("동맹국")들을 대중국 포위망에 동원시킨다는 플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플랜은 과연 어디까지 실현된 것인가? 쉽게 이야기하면 실행률은 대단히 저조하고, 별다른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조목대로 보자면:  
(01., 03., 그리고 04.) 우크라니아의 대러 저항에의 투자를, 미국이 극도로 줄인 것은 사실이다. 바이든 정권 때 이미 책정한 군사 원조 조달은 2025년6월로 끝날 셈이고, 그 뒤에 무기를 돈 받고 팔 수 있지만 이외에는 첩보 위성 정보 제공 정도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데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군사 투자가 극도로 줄어든 만큼,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도 아주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03.의 목표, 즉 새로운 대러 접근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을 알선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2025년6월1일 러시아 전략 폭격기 기지 공격 등으로 당분간 그런 휴전 협상 타결이 어려워지는 등 트럼프의 대 우크라이나/러시아 외교는 수렁이에 빠지고 말았다.
만약 03.의 목표 실현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압박을 가해 러시아와의 불리한 휴전이라도 억지로 맺게끔 하자면 우크라이나를 후원하는 또 하나의 세력, 즉 유럽 연합도 같이 끼고 대우크라이나 압박을 공동으로 했어야 했을 것이다.
한데 트럼프 행정부는 또 동시에 04.의 목표, 즉 미국 경제만을 위한 보호주의 정책 실행 과정에서는 대 유럽 관계부터 매우 복잡하게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 공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거다.
결국 01.과 03., 04.를 매우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동시에 추구했다가는 그 중에서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실행된 게 없다.
물론 미국-러시아 관계 정상화 협상은 지금도 진행중이지만 (제03.의 목표), 동시에 트럼프가 중단시키려 했던 중국-러시아 파트너 관계는 오히려 더 심화돼 가고 있다.


(01.과 02.) 만약 미국의 전략 자산들을 극동에 집중시키자면 일단 중동 등 이외의 민감 지역에서는 되도록이면 철수를 하고, 적어도 그 지역에서는 미국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는 대형 사태들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본인이 제1기에 이란과의 핵 협정문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나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재개했다.
한데 2025년6월13일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전격 공습하여 미국 측과 협상한 고위 공직자들을 표적 살해하고 일부 핵 시설을 파괴했다.
이 전격 공습의 사실을 미국 측이 사전에 인지한 것은 거의 확실하고, 단 사전 "동의"했는지 불분명하다. 아마도 협상 중인 만큼 트럼프의 사전 동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게 맞을것이다. 만약 이스라엘이 트럼프의 동의 없이 주요 지역 강국과의 전면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트럼프의 통제력, 지휘력이 매우 약한 것으로 보이고, 이것도 "외교 실패"라고 봐야 한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가 힘들지만, 쉽게 종결되지 못할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군의 직접 개입은 없다 해도, 중동에서의 미군 주둔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전략 자산들을 동아시아로 옮기는 계획의 실행은 불가능할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또 하나의 외교 실패다.

(04.와 05.). 보호주의로 전환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실패한 결과로 몇년전부터 세계적 추세가 됐지만, 트럼프형 고관세 부과 위주의 보호주의는 누가 봐도 조악하고 매우 비효율적이다.
사실 미국에서 재공업화 정책을 벌이자면 동아시아나 유럽으로부터 수입될 공장 설비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아예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런 정책 배려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졸속과 혼란의 고관세 부과 과정은, 재공업화를 위해 미국에다 "공장 설립 투자"를 해야 할 유럽과 동아시아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미국에 대한 신뢰를 파괴해 투자 의지를 꺾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2010년 한미FTA를 한국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사실상 백지화한 트럼프 정권을 믿고 과연 미국에서 장기 투자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겠는가?
이런 과정에서는 유럽과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하위 파트너들은 오히려 중국과의 무역, 투자 관계의 유지 내지 강화를 더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고, 일부의 경우에는 중국과 협력해서 미국발 "관세 폭탄"에 같이 맞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 수 있다.
미국의 의지와 달리 일본이나 한국, 독일 등은 트럼프가 구축하고자 하는 "반중국 대연합"에 동원되지 않고 있으며 될 것 같지도 않다. 미국 트럼프로서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  

쫄고 있는 프럼프

트럼프가 러시아까지 다 동원해 모종의 글로벌 "반중국 연대"를 꿈꾸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 파트너인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유럽 등에 대한 미국 영향력의 저하이다. 미국은 "위대하게" 되긴커녕 그냥 쇠락의 가속화를 지금 경험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현재와 같은 위치는 오랫동안, 미국이 세계 주요 제조업 국가가 된 20세기 초반부터 구축된 만큼 좀처럼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즉, 패권 쇠락의 과정은 장기 지속될 것이다.
한데 트럼프의 극우적 폭거들과 개인 독재에 가까운 리더싶 스타일, 정책의 졸속과 혼란, 비전문성 등으로 이 쇠락의 과정은 2020년대 중-후반에 크게 탄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이 과정을 정확히 분석해 가면서 몰락해 가는 패권 제국과의 거리 조절을 잘 할 수 있으면 싶다. (글, 박노자)



[Samstag 14. Juni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