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시, 천양희
[5.Jan.2021]
'Wälbs > 화롯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강에게” (0) | 2022.11.15 |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0) | 2022.11.14 |
“푸른 하늘을” (0) | 2022.11.14 |
눈물 (0) | 2022.11.13 |
촛불이 켜진다. 대림기간도 아닌데... (0) | 2022.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