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부산 월요시국기도회’를 막았나? >
부산은 언제? 어서 부산에서도… 하면서 월요시국기도회를 기다리던 ‘부산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산에 가고 싶었습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 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경기가 열릴 때마다 부산 사직야구장에 울려 퍼진다는 그 노래를 거기 가서 들어도 보고 불러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부르는 노래였던 모양입니다.
목메어 불러보는 “그리운 내 형제”, 그가 떠나고 없어서 부산항은 갈매기만 슬피 우는 허전하고 쓸쓸한 곳, 동백섬에 붉은 꽃이 피어도 오히려 더 허전하더라 할 때 그 형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 형제가 아닌 모양이더이다.
6.30(금) 저녁, 기도회 사흘을 앞두고 느닷없이 취소를 알리는 공지문이 나왔습니다. “7월 3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부산 월요시국기도회가 교구 사정으로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리며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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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산군아, 네 죄가 크다.
“사실 너 같은 이들이 조선의 보배이다. 그 이유를 알려주랴.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기실 선택을 하는 것이지. 내가 상 줄 사람을 선택하고 벌을 내릴 사람을 선택하는 것. 허면 과연 어떤 자들에게 벌을 주는 것이 좋을꼬?
바로 조선에 필요하지 않는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이다. 너처럼 왕에 대해 험담을 하는 백성, 왕에게 잔소리 하는 백성, 왕을 가르치려 드는 백성, 그들을 가두고 격리하고 매질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이 그 한 명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내게 충성하게 되지. 해서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선 혹독하게 버려지고 짓밟힐 그 한 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 한 명이 당하는 그 고통이 십만 군사의 위용보다 더 두려운 것이거든.
그러니 무산아야,
너의 오늘 죽음이 나를 위한 것이라 그리 생각하거라.”
조선은 종이면서 종답게 살기를 거부하는 자를 조선에 필요 없는 자로 여기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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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2017)에서 연산군이 한 여악女樂을 일벌백계로 다스리며 했던 말이다.
독재자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자기 밖에 모르는 폭군 하나가 나타나자 아슬아슬하던 조선의 민본정신은 그만 허물어졌다. 하지만 나라의 뿌리인 민중이 그럴 때마다 새싹을 틔웠다. 봄이 와도 봄이 온다 말을 못하고 동장군이 노할까 숨죽여 웃는 봄, 해가 떠도 해가 뜬다 말을 못하고 밤바다가 노할까 숨죽여 웃는 그런 세월에 백성은 가슴에 숨겼던 빛을 뿜어냈다.
홍길동의 아내인 ‘가령’이 연산군의 귀를 물며 이렇게 꾸짖는다.
“오냐, 짐승에게 찢겨죽은 홍길동은 내 서방이요, 니가 바로 내 서방을 찢어 죽인 짐승이다.
나를 능지하고 육시하여 죽여라. 허나 두고 봐. 나는 죽어도 내 망령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의 잠자리를 찾아갈 테니. 뭐? 아흔아홉에게 본을 보이려 하나를 폭력으로 다스리겠다고?
니가 아무리 본을 보인들 나도 내 서방도 아니, 이 나라 조선의 백성도 길들여지지 않는다.”
군주라는 게 무엇에 쓰일 물건인지, 제 용도를 잊고 폭력을 휘두르는 절대 권력이 어떤 비참한 최후를 당하는지 보여준 이 역사 드라마가 요즘 자꾸만 떠오른다.연산군 집권은 12년 만에 막을 내렸다.
2. 바다가 비극의 장소여선 안 돼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3월 “바다는 서로를 이어주는 중요한 요소, 연결 매개체이다. 우리가 창조주로부터 선물로 받은 바다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깨끗한 바다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바다를 이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모든 민족의 연결고리인 바다가 비극의 장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제8차 OUR OCEAN 회의 참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하셨다.
그러잖아도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리 해양과 수산물 오염을 걱정한다는 여론이 80%에 가까웠습니다.
6만 명 가까운 부산시민들이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대전, 천안, 홍성 등 대전교구 여러 성당에 내걸리고 있었습니다.
늦은 감이 있으나 지난 6월 25일 한국주교회의는 생태환경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의 명의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누출 사고는 지금도 진행 중이므로 절대로 핵폐수를 투기하지 말 것이며, 일본은 있는 그대로 상황을 드러내서 대안을 찾아야 하고, 시민들의 걱정을 ‘괴담’으로 몰아붙이는 정부를 나무랐다.
때마침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에 100만 유로가 넘는 거액의 뇌물을 주고 일찌감치 최종보고서 결론을 받아 놓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시민언론 더탐사)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정부는 신뢰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국도 답변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방사성 폐기물 해양 투기를 금지한다는 1993년 11월 런던협약에 가입한 나라입니다.
지구행성 온인류에게 범법을 감행하려는 양심불량 일본도, 이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한국 정부도 제 정신이 아닙니다.
3. 피난민 품어주던 부산
부산은 전쟁의 참화를 피해서 몰려든 사람들을 품어준 자비의 도시였습니다. 그런데 무너지는 민주주의, 치명적으로 오염되는 바다를 걱정해서 먼 거리 마다않고 전국으로부터 달려오는 그 마음들을 가로막다니 안타깝습니다.
고통 받는 종은 2천 년 전의 예수님뿐이 아닙니다.
어느 시대든 무수한 사람들이 고통의 종으로 살았고, 지금도 많은 이웃들이 이사야 예언자가 말했던 주님의 종이나 다름없는 신세입니다.
우리 앞에 두 길 밖에 없습니다. 귀신 하나를 내쫓았더니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일곱 귀신(마태복음서 12, 43-45)과 싸울 것인가. 아니면 군대가 스승을 붙잡아갈 때 나 몰라라 달아나던 제자들처럼(마태복음서 26, 56) 친일매국 검찰독재에 무릎 꿇고 비굴하게 순종할 것인가?
시민들과 함께 십자가 가시밭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무너지는 세상을 강 건너 구경하듯 방관할 것인가? “
“싸우다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지만, 그냥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고 한,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가 ..."
글, 대연성당에서 열리기로 했던 부산 월요시국기도회 무산 공지를 접하고
어느 평신도 그리스도인
[03. Juli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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