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마골(買死馬骨)’ 유래의 의미를 되새기며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유래"
중국 전국시대 연(燕)나라의 무장 악의(樂毅)는 제갈량이 가장 존경했다 할 정도로 명장이었다.
연나라는 인접해 있는 강대국 제(齊)나라의 침입에 시달려 왔다.
이때 악의는 제나라의 70여 성(城)과 수도 임치(臨淄)를 함락하는 등 5년 동안 혁혁한 공을 세우며 연나라를 지켜냈다.
위나라 출신인 악의가 연나라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연나라 소왕(昭王)의 남다른 용인술 때문이었다.
소왕이 악의를 기용하는 과정은 중국 전한(前漢)시대 유향(劉向)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策略)을 모아 엮은 ‘전국책(戰國策)’에 나와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소왕은 부왕(父王)을 살해하고 나라를 유린한 제나라에 원수를 갚고자 스승 곽외에게 인재를 천거해 달라고 했다.
이에 곽외는 다음과 같은 고사를 빗대어 답했다.
‘옛날 어떤 임금이 천리마를 구하려고 애를 썼으나 구하지 못했다.
이때 어떤 하급 관료가 천금을 주면 천리마를 구해 오겠다고 해,
왕은 그에게 천금을 주었는데, 죽은 천리마의 뼈를 사 온 것이다.
화가 난 소왕이 어떻게 된 일이냐 하고 물었다.
그가 말하기를 “천리마는 귀한 말이라 결코 내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 천리마가 죽은 것임에도 오백 금에 샀다는 소문이 난다면 천리마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것입니다.” 하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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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하니 얼마 후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임금 앞에 몰려들었다.
곽외의 말을 들은 소왕이 “그럼 누구를 먼저 귀히 써야겠느냐?” 하고 다시 물었다.
곽외는 “우선 저부터 기용하십시오.” 하고 답했다.
소왕이 곽외를 귀히 대접하고 예를 다하니 과연 악의와 추연 등 천하의 인재가 찾아왔다.
이것이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유래다.
귀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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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면서 정부 기관은 물론 관련 공기업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대부분 측근 인사, 공신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들이 검사들이라 한다. 그것도 공안 검사들이 거명되고 있다고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윤핵관들이 관리가 된다고 하니 잘 될까 하여 안압이 오른다.
공을 들여 널리 인재를 찾고 있는 게 아니라 낙하산을 타고 줄지어 내려오는 형국이다.
오랜 고사가 귀를 가렵게 한다.
새삼 ‘매사마골’의 지혜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재입력/ 주일날, 02. Juli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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