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ne Welt/독일 이야기

독일 정치계, 논란과 스캔들 – 표절과 인종차별에도 문제가 없을까?

행복나무 Glücksbaum 2024. 1. 20. 16:11

2020년 발표된 에델만 지수(Edelman Index)는 다소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정부와 기관에 대한 독일인의 신뢰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독일 정치에 갖는 독일인의 신뢰도는 윤리적 측면에서 한국보다 살짝 높지만, 능력 면에선 한국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불신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여러 논란과 스캔들 속에서도 여전히 활동을 멈추지 않는 독일 정치인과 이야기를 살펴보겠다.

1.인종차별 논란에도 여전히 튀빙겐의 시장
정치인의 스캔들로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튀빙겐의 시장인 보리스 에라스무스 팔머(Boris Erasmus Palmer)일 것이다. 그는 녹색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2007년부터 튀빙겐의 주지사를 맡았다.


보리스 에라스무스 팔머(Boris Erasmus Palmer)

2014년 막스 플랑크 생물 연구소에서 붉은털 원숭이의 실험을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팔머는 큰 문제 없이 녹색당의 입장을 견지하며 시를 운영했다. 하지만 논란의 실험을 승인하고, 2015년부터 난민 문제로 당 지도부와 지속해서 마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팔머는 난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2019년부터는 튀빙겐 시의 범죄 의심 목록을 만들어 논란이 되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2018년 팔머는 울름에서 한 매체와 인터뷰 도중 자전거 타는 사람과 부딪칠뻔 했다. 팔머는 그 사람을 두고 „아마 그는 망명 신청자였을 것입니다. 검은 피부를 가지고 여기서 자란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완전히 실패한 통합 정책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여러 비판에도 그는 „20 ~ 30대 흑인이 독일인이거나 울름 시내의 관광객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반박했다.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인종차별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1년 축구선수 데니스 아오고(Dennis Aogo)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후 감독이사회에서 해임된 옌스 레만(Jens Lehmann)의 사건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댓글로 피해자인 아오고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주장과 흑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이 사건으로 당에서 완전히 멀어졌으며, 녹색당 지도부는 축출 절차를 밟고 있다 밝혔다.
튀빙겐 시는 올해 새로운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당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보리스 팔머가 다시 녹색당을 대표해 나설 수 있을 지,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2.마스크 스캔들과 홍수 속 웃음
아민 라세트(Armin Laschet)는 기민당 소속의 정치인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지사로 활동했다. 그가 주지사로 있던 2020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는 패션 제조업체 Van Laack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다.
마스크 구입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조업체와 라세트의 관계가 문제였다. 그의 아들이 해당 업체의 모델로 활동했던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라세트는 기민당 대표로 연방 총리 후보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독일 서부를 강타한 홍수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라세트는 홍수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에르프트슈타트(Erftstadt)에 방문했다. 이곳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 Walter Steinmeier) 주총리가 연설하는 중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그 밖에도 그의 책 <떠오르는 공화국, 기회로서의 이민(Die Aufsteigerrepublik. Zuwanderung als Chance)> 역시 표절 논란에 휩싸인 이력이 있다. 그가 여러 사람의 문장과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민 라세트(Armin Laschet) ⓒ 360b /  shutterstock

3.표절과 이력서 수정에도 연방 외무장관에 오른 베어복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은 녹색당 대표로 2021년 연방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오른 인물이다.
현재는 숄츠 내각에서 외무부 장관을 맡고 있다.
총리 후보자 시기에 그의 책 <지금. 우리는 어떻게 나라를 새롭게 할 것인가(Jetzt. Wie wir unser Land erneuern)> 표절 의혹을 받았다. 확인 결과 일부 블로그와 연방정치교육청(bpb), 슈피겔 사의 연구 자료 등을 무단으로, 표기 없이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해당 책을 출판한 울슈타인 출판사(Ullstein Verlag)은 이러한 의혹을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베어복의 책이 과학 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출처 목록이 없을 수 있다고 말하며, 문제가 된 인용 구절은 이미 본문에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 ⓒ StGrafix /  shutterstock

베어복은 이력서 수정으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보자에 오른 그가 자신의 이력서를 수정하며 일부 문구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력서에는 지금까지 유엔 난민기구(UNHCR)와 대서양 횡단 재단 독일 마셜 펀드(Transatlantik-Stiftung German Marshall Fund)의 회원으로 등록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수정을 거치며 회원은 자문위원회, 후원 회원, 정기 지원 등의 문구로 변경되었다. 그는 이것으로 인해 이력을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고, 지지율 10%를 잃었다.
그 외에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N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또 한번의 비판을 받은 베어복. 총리 자리에 앉진 못했지만, 여전히 녹색당을 이끌며 외무부 장관 자리에 앉았다.


4.이외에도 가정부 장관을 역임하다가 논문표절로 인해서 가정부 장관을 사퇴한 프란치스카 기피이(SPD)는 그 후 베를린 시장이 되었다.

최근 사례로 독일 정치계를 살펴보면 실수나 잘못이 더 이상 사퇴나 은퇴로 끝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문제를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더라도 복귀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독일 정치계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10. Janua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