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
![](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planet%2Ffs9%2F10_12_28_36_36nOG_208820_1_131.jpg%3Fthumb&filename=131.jpg)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한 그루의 나무도 없이
서러운 길 위에서
무엇으로 내가 서 있는가
새로운 길도 아닌
먼 길
이 길은 가도가도 황톳길인데
노을과 같이
내일과 같이
필연코 내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
![](http://fimg.hanmail.net/tenth/img/c/x/a/i/14ntp/210/3096ee-4370-f.jpg)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 길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 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추억: 백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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