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Sag mal, Was ist denn los?

"진시황제와 맹부인의 이야기"

행복나무 Glücksbaum 2010. 5. 28. 10:46

 

 

만리장성은 중국의 명물이다. 황해의 산해관에서 서북쪽의 강서성에 이르기까지 1만 리를 누빈 긴 성벽이다. 최근에 와서 강대국의 정치지도자들과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역사적인 유물에서 문화적인 업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성벽을 쌓는 일과 관련 된 숨은 이야기들을 연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돌 하나에 사람 하나 꼴로 희생이 되어 100만 명 이상이나 희생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기원 전 3세기, 중국의 처음 제국을 건설한 진시황제라는 전제 군주가 북방의 몽고 유목민들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만리장성을 쌓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잔인한 성벽에 관해서 많은 전설과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왔다. 백성을 강제로 부역에 동원하고, 가족과 생이별 시키고, 죽게 만든 비극적인 이야기들, 한 맺힌 이야기들,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으면서도 인간스러워지려 몸부림치는 백성들의 이야기.

......

 

오늘 여기서는 <맹부인의 정절>이라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저 흉악한 진시황제 때의 일이었습니다. 북방의 민족이 침입할까 봐서 그는 언제나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북쪽 국경선에 긴 성벽을 쌓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쌓는 대로 도로 무너져서 쌓아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때 지혜 있는 고문관 하나가 진언하기를 ”이렇게 긴 성벽을 쌓으려면 사람을 1리에 하나씩 생매장해서 그 수호신이 되게 해야 합니다.“ 황제로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기 백성들을 초개와 같이 여겼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온 나라 사람들이 떨고 있었습니다.”    

다수의 인간 제물을 성벽에 매장하는 몸서리쳐지는 계획이 준비되는데, 그때 마침 머리가 뛰어난 한 사람이 황제에게 전언하기를, 완(萬)이란 글자가 1만을 의미하는 이상 ‘완’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 하나를 바치면 되지 않겠는가고 했다. 그래서 황제는 당장에 군졸들을 보내 결혼 잔치를 하고 있는 완이란 신랑을 잡아다가 성벽 속에 생매장 했다.  

“얼마 후 과부가 된 신부 맹 부인은 남편의 뼈라도 찾아와 제대로 장례를 치러드리려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만리장성을 찾아갔습니다. 엄청나게 크고 든든한 성벽 앞에 다 달았을 때 그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앉아서 대성 통곡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곡 소리에 성벽 한 모퉁이가 무너지면서 남편의 뼈가 나왔습니다. 맹 부인 이야기를 전해 들은 황제는 그녀가 직적 보고 싶어졌습니다. 자기 앞에 나타난 맹 부인이 선녀와 같 아름답게 보이자 황제는 그녀를 왕비로 맞기로 했습니다. 자기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 후 맹 부인은 세 가지 조건을 걸고 합의했습니다. 첫째는, 죽은 남편을 기념하는 축제를 49일간 가질 것, 둘째는, 황제와 그 휘하 문무백관들이 다 장례식에 참예할 것, 그리고 셋째는, 강가에 마흔 아홉 자 높이의 제단을 세워 그녀로 하여금 남편에게 제사를 드리게 할 것 등이었습니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났을 때 그녀는 제단 위에 올라가 잔인하고 흉악한 황제의 비행을 낱낱이 고박하면서 저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황제는 노엽기는 했지만 억지로 참았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망루에서 강물에 뛰어 들어간 순간, 분노를 터뜨린 황제는 군졸들을 시켜 그녀의 시체를 건져 그 살을 갈기갈기 찢고, 뼈를 가루로 내어 강물에 버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입니까? 그 살점들과 뼈 가루들은 은빛 물고기가 되어 그녀의 혼백은 그 물고기 안에 영원히 살게 되었고 그녀의 억울함을 가엽게 여기는 백성들은 그 물고기를 떠 올릴 때마다 진시황제의 권력에 맞선 맹 부인의 절개를 숭상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백성을 국민으로 보지 않았던 진시황제. '자기 백성들을 초개와 같이 여겼다.' 왕실의 영화를 기리며 육체의 불멸을 보장 받으려는 허황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수백만의 백성의 목숨이야 별 것 아니라는 정치권력의 실상을 맹부인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07 Jun.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