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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에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시, 심재휘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에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시, 심재휘 [12.Jan.2022]

카테고리 없음 2022.10.27

질경이

그것은 갑자기 뿌리를 내렸다, 뽑아낼 새도 없이 슬픔은 질경이와도 같은 것 아무도 모르게 영토를 넓혀 다른 식물의 감정들까지 건드린다. 어떤 사람은 질경이가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서둘러 뽑아버릴수록 좋다고 그냥 내버려두면 머지않아 질경이가 인생의 정원을 망가뜨린다고 그러나 아무도 질경이를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 한 때 나는 삶에서 슬픔에 의지한 적이 있었다. 여름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슬픔만이 있었을 뿐 질경이의 이마위로 여름의 태양이 지나간다. 질경이는 내게 단호한 눈짓으로 말한다. 자기자신으로부터, 또 타인으로부터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라고 얼마나 많은 날을 나는 내 안에서 방황했던가 8월의 해시계 아래서 나는 나 자신을 껴안고 질경이의 영토를 지나왔다. 여름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