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 1- 2
찬송
산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어 줍니다.
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조심스럽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히말라야 산입니다.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8미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의 그 많은 산악인들 중에서 엄홍길 씨가
8,000미터 이상의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 모든 기록이 다 의미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평생을 산악인으로 살아온 그의 고백이 그런 거룩함과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해줍니다.
“산에 오르면 산이 없고 산에서 내려와 바라보다 보면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는 그의 말은
어느 성자의 말보다도 많은 것을 음미하게 해준다.
세상의 그 많은 사람들이 성공, 출세, 명예, 권력을 가슴에 품고 앞을 향하여 달려갑니다.
성공하고 출세하면 뭐가 다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성공의 산꼭대기에 오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상에서 겸허하게 한 걸음씩 내려 와서
그 동안 힘겹게 올랐던 높은 산의 봉우리를 역사와 자연 앞에 되돌리는 일입니다.
산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 자신의 마음 가득히 채워져 있던 의욕과 끝없는 욕망의 덧없음과
부끄러움을 씻어 내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최근 “크고자 하면 내려가야 합니다.”하는 제목의 묵상집이 나왔습니다.
빌 하이벨스 목사의 빌립보서 2장을 중심으로 한 묵상집입니다.
그는 시카고 근교에서 시작한 30여 년 간의 사역으로 윌로크릭 커뮤니티 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성장시킨 목회자입니다.
온갖 세상 사람들이 ‘성공과 출세’를 향해 질주하는 자동차에서 잠시 내려서서
“왜 달려가야 하며,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하는 글을 올 여름 선물로 전해준 것입니다.
그는 예수그리스도를 따른 진정한 제자의 길을
‘권력, 헌신, 섬김, 겸손, 순종, 기쁨, 선택의 일곱 가지 주제로 풀어놓았습니다.
우리가 진정 창조자의 섭리를 따르며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교훈을 따라 살아가는 길은 무엇인가?
이웃을 섬기며 겸손한 마음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나의 영달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길을 선택하며 묵묵히 그 길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불성실하게 인생을 살아서 아무 이룬 업적도 없이 내려놓은 작업부터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서 남들이 부러울 만한 업적과 공과를 이루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자기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으며
주변 사람들을 섬기며 살줄 아는 겸허함이 있다면
그가 과연 주님을 닮아가는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아프가니스탄의 낯 설은 땅에 사랑과 섬김의 예수정신을 전파하겠다고 타종교를 접수하고자 하는 해외선교는 말할 수 없는 대형 사고를 만들어 냈습니다.
기독교만 구원의 종교라고 외치며 다른 종교를 업신여기는 근본주의를 앞세우는 기독교에 철퇴가 가해졌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도 그것이 하느님께 엄청난 일을 한 것처럼 기독교적 선교라는 생각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생각도 세상의 구원은 알라의 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07년 7월 21일 피랍, 8월 28일 오후 8시30분 41일 만에 19명 전원 석방 타결 청와대 발표. 2명이 참사를 당함)
피납과 죽음이란 가슴 아픈 소식이 들려오는 이때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어 서서 자신의 정체성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엄홍길 씨는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했던 13명 중에서 폴란드의 산악인 예지 쿠크추카 씨에 대한 존경심과 추억을 전해줍니다.
히말라야의 로체 남벽을 등정하다가 추락하여 빙하의 깊은 어딘가에 꽁꽁 언 채 잠들어 있는 그를…….
엄홍길 씨는 그를 만나 보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같은 산악인으로서 오랜 수도 생활을 한 성직자 앞에 선 것과 같은 경건함을 느꼈습니다.
그에게선 삶과 죽음을 초월한 분위기가 고요하게 묻어났습니다.”
한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학업과 근로와 생산과 연구실의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뜬 눈으로 새벽을 맞는 ‘민초’들의 고단한 하루하루가 쌓여서 오늘 날의 이 나라가 건설 된 것입니다.
결코 재벌경영인들이 아닙니다.
신문의 경제면을 부정, 불법으로 더럽히는 고위급 정치가나 검찰이 아닙니다.
생산라인에서 땀 흘리는 서민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각 사람이 역사와 시대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인생의 오르던 산자락에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며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난 과연 어디를 항하여 이리도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가?” 하고 …….
성서는 말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야훼 하느님에게서로다.” (시121:1-2)
[03 September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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