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풍요로운 기도의 열매를 맺지 못한데 는 좀 더 단순하고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서이다.
일과 기도나 아니면 묵상 기도라 하여 성구의 말씀이나
이웃과 국가와 교회를 위한 단순치 않은 제목의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관상기도의 한 방법으로
사고에 집착하지 않는 묵상 속 ‘거룩한 단어’를 기억하며
응답 받는 기도가 새롭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기도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이
세계역사에 의미하는 바를 믿고, 체험하는,
다양한 기도 방법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
믿음 깊은 사랑 안에서 잠시 쉰 뒤에
거룩한 단어를 간단히 기도 중에 성령께 청하여 선택한다.
거룩한 단어는 ‘주님, 예수, 사랑, 감사, 진리, 성령, 야훼’ 등
단순하고 짧은 것으로 선택하여 나의 응답을 표현 한다.
이 기도 방법은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시고 또 활동하시도록
그분께 맡기는 기도이며,
거룩한 단어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우리가 머물겠다는 지향과
하느님이 내 안에서 하시는 활동에 나를 내어 드리겠다는
지향을 담고 있다.
2.
편안히 앉아 눈을 감고 거룩한 단어를 조용히 의식에 떠올린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시고
그분이 내 안에서 활동하시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을
끌어내는 한 상징이다.
기도 분위기를 확보하고 그냥 편안히 앉아,
등은 곧게 펴고, 머리는 반듯이 세운다.
그리고 1, 2분 동안 마음을 진정시키고,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이므로 내 안에 들어가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벼운 솜 위의 깃털 하나를 얹듯 아주 부드럽게,
거룩한 단어를 의식에 떠올린다.
말의 뜻을 생각하지 말고 단순 반복하면서
부드럽게 젖어 들어간다.
3.
어떤 생각들이 떠올랐다는 것을 자각하게 될 때면,
곧 그냥 원래의 기도 말인 거룩한 단어로 부드럽게 돌아온다.
이 기도는 무의식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별 생각이 다 떠오를 것이다.
이 때 우리가 할 일은 여유 있게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서
이 단어가 담고 있는 우리의 원지향(原志向)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 향하는 마음의 기도는 머리를 비우는 무사고에 있지 않고
사고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나 주의를 빼앗기지 않고 사는 태도
곧, ‘어떠한 것에도 매달리지 않는 정신’을 기르는데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기도방법은
“떠나보내는 수련”이라 말할 수 있고
그야말로 “떠오르는 생각 오게 하고, 떠나는 생각 가게 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4.
기도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고 2-3분간 침묵 속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
기도를 마치면서 갖는 2-3분은
우리 정신이 의식과 감각으로 매개되는 현실 세계로 되돌아오는데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준다.
갑자기 나오면 불쾌감이 뒤따르기 때문에
서서히 나오도록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주기도를 외우면서 마친다.
이 기도의 주 관점은,
항상 마음은
주님을 사랑하고 가까이 하려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이다.
그리고 “예, 당신 뜻을 이루십시오.” 하고
깊은 침묵 속에서 동의하고 쉴 때,
하느님과 일치 및 만물과 일치를 느끼며
여기에서 더 큰 충만한 사랑을 공급받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고
사람들 앞에서 온유하고, 부드러운 사람,
행복한 사람이 된다.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강을 이루어 바라보는 경지를 경험해야 한다.
내 안에 숨겨진 그림을 계속 찾는 수행이 바로 이것이다.
“운명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 자체를 개척하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이 기도는 나를 인도한다.
하여,
자기 안에 살아 숨 쉬는 하느님의 본성을 발견하고,
다른 이들의 모습에서 사랑의 주님의 모습을 찾아내는 일이다.
관상기도는 내 안의 숨은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하느님 형상을 찾아 닮아 가는 수행과정이다.
또한 그리스도 예수의 뒤를 따르며 동행하는
깊은 사귐이 이루어진다.
공감,
받아 드림,
복종,
사랑과 평화를 실천 하는 ‘기’(氣),
원동력을 얻게 된다.
[10. März.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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