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아틴킴

"정현에게"

행복나무 Glücksbaum 2015. 2. 9. 13:41

정현아,

 

걱정이 되어 너한테 몇 자 편지를 쓴다.

오래간 만에 써보는 것 같구나. 형이 직접 말을 하는 것보다 여기 써서 보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래야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을 거 같아서… ㅎㅎ.

 

네가 제수씨랑 가족을 이루고 아빠로서 솔도 키우면서 오손 도손 사는 모습을 보니까

형으로 선 행복하게 느껴진단다.

어제 화상 캠으로 솔이를 보니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지더구나.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너에게 대한 걱정이 생기더구나.

네 얼굴을 보니까 피부색깔도 그렇고 예전보단 늙은 것 같고…,

게다가 술에 찌들려 사는 거 같아서 말이다.

하루 종일 술 마시는 네 모습을 보며 걱정도 되기도 해서…,

뭐라 잔소리도 할 수 없어서,

괜히, 답답한 마음을 들어서 …,

회사일, 스트레스, 고민들 때문에,

그런 다는 것 이해 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걸 푼다고 술, 담배에만 얽매이는 습관을 들이면 네 삶이 더 힘들어지지 않겠니?

네 옆에 있는 제수씨, 솔, 힘들게 이룬 가족을 위해서 끊으면 어떻겠니?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라도…

너 네 집에서 보거나,

화상 캠으로 볼 때,

솔 앞에서 술도 먹고 담배 피우는 아버지 모습을 자주 보여주니까 솔이 걱정이 되는구나.

돐이 다가오기 전에 솔에 대해서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솔이 이제 돐도 다가오고, 보고 배우려고 하는 인식이 생길 때니까, 몸조심, 말조심을 더욱 더 조심히 해야 할 것 같아서,

솔에게 좋은 부모라는 인식을 남기기 위해서는

좋은 본보기를 기어갈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니?

아무리 어려서 잘 모른다고 하지만 잘못 된 생각이야.

솔이가 아직 어려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젠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시기가 오게 돼.

1살부터 4살까지 민감하게 빨리 배운다고 하더라.

어린애들은 어린이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옛 말이 있듯 순수해서 보이는 대로 따라 행동하지,

보고 배우는 거야.

네가 알다시피 프랑크푸르트에서 일 했을 때,

농아인 부모들과 농아인 아이들 둔 일반인 부모들을 만나서

여러 가지 상담도 해줘야 했지,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여러 세미나에도 참가했었어.

세미나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부모의 사례를 들어보니까 참 안 되었더라.

처음엔 화목한 가정이었는데 아버지가 가끔 스트레스 풀기위해 술 마셨고, 날이 갈수록 심해 졌어.

가정에서 아이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거야.

이 아이는 아버지에게서 본대로 어린이집에서 아버지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 거야.

그것이 보조교사(Erzieher)나,

어린이들의 부모님들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중에 한 부모가 이런 사실을 어린이 보호센터(Jugendamt)에 신고 한 거야.

어린이 보호센터사람들은 그 아이의 부모의 상태를 판단하고는 아이의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라는 판정을 내렸지. 물론, 아동복지법에 다라서 그의 가정에서는 아이를 돌볼 능력이 없다고 판정하여 보육기관에 맡기게 되었다는구나.

국가기관에서는 법 규정에 따라서

어린이 양육을 위해 좋은 부모님(Pflegefamilie)한테 맡기거나, 보육기관에 맡겨 돌보게 하는 것은 아동복지법에 따라서 행하는 법적 절차야. 그것 때문에 평화로운 가족도 파괴되고 불행하게 되는 일이 생겼단다.

그래서 그 아버지가 마음 고쳐먹고 아이들을 돌려받기 위해 직접 알콜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녔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있게 회복 되어 다시 아이들 만나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일하면서 부모 중에 알콜, 담배중독자 때문에 아이들과 헤어진 모습을 많이 봤어, 법에 따라서 보내버리는 것이라 뭐라고 도와줄 수 없는 일이 되었지.

보니까, 내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더구나.…,

독일에서는 아이들의 보호에 관한 법이 엄격하게 적용 돼,

이런 일을 너희들한테도 당할까봐 걱정이 되더구나.

 

네가 한국에서 바쁘게 사는 동안에 난 여러 사람들 많이 만나 봤단다.

알콜 중독자 부모들에 의해 버려진 어린이들, 고아들, 장애란 이유로 버려진 아이들…. 등등.

술과 담배를 계속 한다면

첫 번째는 네 건강도 해치고,

두 번째는 가족끼리 더 싸우게 되고,

세 번째는 솔이 잘못 배우게 된단다.

 

너희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네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술과 담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어 못 본 척 할 수가 없구나.

네가 얼마나 노력하고 피땀 흘리고 힘들게 살아 왔다는 거 잘 알고 있는데,

이제, 너와 네 가족이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고, 행복이 가득 하기를 빌고 있는데,

나의 괜한 염려일 수도 있겠지만

하느님께서 너희들에게 사랑의 열매로 위탁 해주신 솔이 가 잘 자라고, 학교도 잘 다니고, 나중에 예쁘게 커서 시집가는 모습도 봐야 하잖아.

상상해봐, 부모로서 건강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니?

힘들겠지만 네 딸 솔이 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전에 네가 습관화 된 술,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구나.

한국에서 우리를 걱정하며 한 해 한 해 늙어 가시는 부모님 생각도 하기 바란다.

 

네가 건강해야 나도 오래 형 노릇 할 수 있잖아.

임마!!!!……. 넌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이라서 그러는 거야.

넌 무뚝뚝하지만 말이 없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나한텐 최고 동생이야.

네가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산다.

 

형은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좋은 일이 생길 거라 믿고 있으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

이 세상에는 장애, 의사소통의 불가란 이유로 정상적인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지 못 해서 분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술, 담배 절대 안한다.

옛날에 스트레스 분풀이하려고 해봤지만

하면 할수록 왜 그걸 할까?

그게 건강에 해가 되고,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래서 부모, 좋은 형, 좋은 남자로 변하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단다.

그게 6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어.

이를 악물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했어.

운동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 줄 아니.

내가 건강해야 가족이 산다.

부모님을 모실 수 있다, 형 노릇 할 수 있다.…등등

을 생각했단다.

지금은 여자 친구를 지키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운동을 계속 유지 하고 있단다. *^^*

물론 나이도 있기 때문이지.…

사회에서는 인정 안 해준다고 스트레스도 안준다고 분풀이해도

소용이 없더구나.

자신을 사랑하는 듯이 몸을 소중히 했으면 한다.

그래야 네가 하고자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건강하게 오래 할 수 있지 않겠니?

평화로운 평정심을 가지도록 노력해봐,

그게 많은 연습이 필요하더구나.…

형도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을 하고 있단다. 하하~.

그리고 남한테 귀를 기우리려고 하면 거기에 해답이 많단다.

왜 남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잘 생각해보는 습관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면

가족이나 사회에서도 편해 질 수 있다.

 

너뿐만 아니라 형도 욱하는 성질이 있어,

형도 감정조절과 평정심을 키우려고 많은 노력을 한단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나, 우리 형제는 아버지의 그런 면을 꼭 빼 닮은꼴이지,

그렇지~? 하하~.

 

이런 말하는 형의 심정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형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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