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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하야하라. 민중은 궐기하라."

행복나무 Glücksbaum 2016. 11. 3. 17:58


 



"박근혜는 하야하라, 민중은 궐기하라."

 

1. 지금 국민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번뜩여야 한다. ‘박근혜 게이트’를 ‘최순실 게이트’로 둔갑시켜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희대의 사기극을 계속하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 분향소를 찾아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애도를 연기할 때만 하더라도 박근혜의 연기 인생이 그렇게 긴 것이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의 무대가 국가 전체였으리라고 누가 의심이나 했겠는가? 확실히 그는 통이 크고 자질 있는 연기자였다.

 

그가 연기하고 있는 사기극의 남다름은 종교적 색채를 띠었다는 데서 두드러진다. 종교와 권력이 밀착되어 있는 이 희극이 대국민 사기극으로 밝혀진 지금, 그 책임은 과연 종교를 대표하는 최순실에게 있는가, 아니면 권력을 대표하는 박근혜에게 있는가? 박근혜 정권의 사기극은 박근혜와 최순실이 여러 스텝 및 조연들과 함께 만들어낸 합작품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최순실이 이 사기극의 무대에서 끌어내려지더라도, 이 희극은 계속될 것이다. 권력은 전적으로 이 사기극의 주인공에게 있지, 감독이나 작가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기극을 ‘최순실 게이트’로 몰아가려는 일련의 시도들에 반대해야 한다. 이 사기극은 명백한 ‘박근혜 게이트’다.

 

2. 모든 뜻 있는 종교정신은 억압받는 자들을 주체로 한다. 종교적 희망은 언제나 고난의 현장에서 고난 받는 이들이 서로 함께 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기독교의 종교정신도 예외가 아니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며,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가난 속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의 정신이며(로마서 12장 15~16절), 이들의 고난[십자가]이야말로 세계를 이끌어 영광[부활]으로 인도할 유일한 희망임을 말하는 것이 기독교의 복음이다. 그래서 예수는 광야에 모인 가난한 민중들을 향해 “하느님나라가 여러분의 것”(누가복음 6장 20절)이라고 선포했던 것이다.

 

참된 종교정신은 권력의 편에 서지 않고 권력에 의해 억압받거나 배제되는 자들의 편에 선다. 아이러니하게도 종교들은 제도에 편입되자마자 자신들의 정신을 배반해왔다. 권력과 물력의 편에 서서 억압받고 배제되는 자들이 권력과 돈에 순응하게 하는 일에 앞장서 왔던 것이다. 그래서 최순실의 사이비종교는 제도종교들에게 안도감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기득권 권력에 기생하며 지지기반을 제공하는 모든 종교들은 참된 종교정신을 기만하고 배반하는 비종교이자 반종교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는 표석 역할을 한다. 청부론(淸富論)이나 성부론(聖富論)에 열광하며 권력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숨겨진 탐욕이 얼마나 최순실의 사이비종교와 가까운지를 깨달아 통회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최종목표는 박근혜 대통령이여야 한다. 비선실세의 최정점에는 비선실세가 아니라 바로 박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사이비종교 비선실세가 국민을 호도하고 자신들의 탐욕을 권력과 물력의 형태로 구가한 만큼 박 대통령 자신이 권력과 물력의 화신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정권은 국가 권력과 사이비 종교성의 밀착의 성격을 가진 희대의 정권이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국민의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지경인 우리나라의 어려운 상황에서 저급한 미신적 신념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면 이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운영을 지휘할 능력이 전연 없는 최순실과 그 일파가 국가기관을 이용하여 국정을 농간하였다는 것도 있을 수 없지만,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장한 박 대통령은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모든 관련자들을 색출해서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희대의 국정문란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고 뒤를 보아준 박 대통령은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주범이다. 세월호 참사에 의한 304명의 죽음과 백남기 농부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 정권이 자행한 수많은 반인륜적 행위가 국가권력과 사이비 종교성 사이의 유착에서 일어난 악한 영의 필연적인 행사였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우리 기독자 교수들은 더욱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3. 우리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이상과 같은 인식과 판단 속에서 다음을 요구하며 호소한다.

하나,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와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사죄와 하야를 촉구하는 전국교수연구자 시국선언”(https://goo.gl/forms/7p9rJ71vU32N4xLB2)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 선언에 동참하는 바, 박근혜는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하야하라.

하나, 우리는 ‘박근혜 게이트’를 ‘최순실 게이트’로 정리하며 넘기고자 하는 현 정권과 받아쓰기 언론의 일체 시도를 예의주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 비선실세 논란의 핵심은 최순실이 아니라 박근혜라는 사실을 호도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

하나, 우리는 한국근대사의 희망이자 역사적 주체인 민중들에게 호소한다.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 불의한 권력을 물리쳐온 주체들은 정부도, 국회도, 사법부도 아닌 바로 민중이었다. 박근혜의 퇴진이 실현되기까지 민중은 궐기하라.

 


2016년 11월 2일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