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말과 말들...

서로 등진 사이라해도...

행복나무 Glücksbaum 2008. 3. 18. 18:37

 

       
 

    이 두 사람, 전혀 모르는 사이다. 나이 들어보이는 사람, 그의 앞에 앉아있는 가족과 친하다. 그의 등 뒤로 앉아있는 어린 여학생, 물론 그 앞의 벗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그런데 그 두 사람,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와 '가까운' 가족과 벗들 보다 더 '가까이' 앉아있다. 마음으로는 앞의 사람들과 가깝지만, 물리적인 사이는 뒤의 그 사람이 거 가깝다. 흔히들 부부가 사이가 나쁘면, 딴 방을 쓴다고 한다. 땅 방을 쓰기 바로 직전에는, 서로 '등을 대고' 대화를 단절하겠다고 한다. 등을 대고 있다는 것, 사실 가깝다는 뜻 (?)이 아닌가.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도 거리상으로 가까운데, 부부, 서로 등을 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둘 사이는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이다. 손만 뻗치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이 세상 사람들, 우리와 담을 쌓고 있는 사람 많아도, 조금만 생각과 방향을 바꾸면 손 뻗으면 만날 수 있는 사이다. 원수지고 살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도 된다.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 가운데 "그대의 부드러운 목소리"

'Wälbs > 말과 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지만 다시 시작하라.  (0) 2008.03.22
매화 이야기  (0) 2008.03.22
희망  (0) 2008.03.17
'경부운하'를 둘러싼 쟁점과 허구성  (0) 2008.03.07
아무 것도 아닌 것 처럼  (0) 200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