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양철 지붕 구멍 뚫린 틈새 사이 아름다운 별들이 보이더니 어느새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를 퍼 붙는다. 후두두 떨어지는 빗줄기 세찬 비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위태로운 판잣집 안 여인은 헌옷을 꿰매듯 세월을 바느질한다. 조그만 들 창가로 바라보는 바깥 풍경 붉은 수수밭 너머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철길 위로 기차가 달린다 기적에 놀라 달려온 천둥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힘 비바람의 파편에 찢겨 하나 둘 쓰러지는 수수밭의 알알이 영걸은 수숫대 질펀한 흙탕물에 젖은 채 번갯불에 잠시 보이던 창백한 뒷모습 하늘을 원망하며 목놓아 절규한다 파란 양철 지붕 위에 비가 내리면 또 다른 생의 굴레는 미완성 옥타브 화음이 되어 행복을 연주한다.
'Wälbs > 화롯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이야기 (0) | 2008.04.17 |
---|---|
되돌아 본 "부부의 일생" (0) | 2008.04.13 |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 (0) | 2008.04.13 |
연꽃의 아름다움처럼 (0) | 2008.04.13 |
현대 시 모음 (0) | 2008.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