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희망

행복나무 Glücksbaum 2009. 10. 11. 07:34

 

 

김 현승의 "희망"이란 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나의 희망,

어두운 땅 속에 묻히면

황금이 되어

불같은 손을 기다리고,

 

너의 희망,

깜깜한 하늘에 갇히면

 

별이 되어

먼 언덕 위에서 빛난다.

 

나의 희망,

아득한 바다에 뜨면

수평선의 기적이 되어

먼 나라를 저어 가고,

나의 희망,

나에게 가까이 오면

나의 사랑으로 맞아

뜨거운 입술이 된다.

빵 없는 땅에서도 배고프지 않은

물 없는 바다에서도

목마르지 않은

 

우리의 희망!

온 세상에 불이 꺼져 캄캄할 때에도

내가 찾는 얼굴들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생각하는 갈대 끝으로

희망에서 불을 붙여 온다.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때에도

우리의 무덤마저 빼앗을 때에도

우릴 빼앗을 수 없는 우리의 희망!

 

우리에게 한번 주어버린 것을

오오, 우리의 신도 뉘우치고 있을

너와 나의 희망! 우리의 희망!

 

        

          김현승,  희망  

 

 

 

'Wälbs > 화롯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0) 2009.10.16
누가 세계를 가난하게 만드는가?  (0) 2009.10.16
세상을 바꾸는 80인의 대안 기업가  (0) 2009.10.07
고무신  (0) 2009.09.26
고난  (0) 200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