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왕은 행차를 하다가 구걸하던 거지를 만났다. 거지는 임금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왕은 거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왕은 매우 서글픈 생각이 들어 “어째서 저들은 구걸밖에 모를까? 불쌍하기 그지없군.”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왕은 거지의 잘못된 생각과 비뚤어진 생활태도를 고쳐주려고 “그래. 그러면 너도 나에게 무엇인가를 다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좋은 것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왕은 거지의 받으려는 생각을 주려는 생각으로 바꾸어보려는 의도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나 평생 남에게 아무것도 주어본 일이 없는 인색한 거지는 “저는 거지입니다. 저 같은 거지에게 뭐 남에게 줄 것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그러자 왕은 호통을 쳤다. “네, 이놈아. 남에게 줄 것이 없다고.” 그러면 네가 가지고 있는 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은 무엇이냐?” 이 말을 들은 거지는 비굴한 웃음을 띠며 ”이 주머니 말인가요? 이것은 옆집에서 얻은 보잘것없는 강냉이인데요? 이것을 달라는 것입니까?”라고 반문하였다. “그래, 그것이라도 다오, 네가 나에게 무엇을 주어야 나도 너에게 무엇을 줄 게 아니냐?” 라고 왕이 말했다.
할 수 없이 거지는 아깝지만 주머니에서 강냉이 다섯 알을 꺼내어 왕에게 내밀며 “여기 있습니다. 원 참, 강냉이 댓 개를 무엇에 쓰시겠다는 건지.”라고 중얼거렸다. 강냉이 다섯 알을 받아든 왕은 “여봐라, 금주머니를 열고 속에서 이 강냉이 알만한 것을 다섯 개를 꺼내어 거지에게 주어라.” 라고 명하였다. 그리고는 “이 바보 같은 녀석! 너는 평생 거지밖에는 못할 놈이구나. 무릇 남에게 주어야 자기도 받을 수 있거늘. 그렇게 인색하고 게을러서야 평생 거지밖에 더하겠는가.”라고 나무라고는 그곳을 지나갔다.
거지는 그때야 후회하며 말했다.
“강냉이 주머니 채 드렸다면 그 금주머니는 내 것이 되었을 텐데......”
'Wälbs > 화롯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화천군 상서면 노동리 선이골의 다사함 김명식 (0) | 2009.10.28 |
---|---|
1997 세계기도일 한국의 밤 행사 (0) | 2009.10.26 |
사랑과 행복 (0) | 2009.10.22 |
나눔의 수호천사들 (0) | 2009.10.17 |
'운수 좋은 날'(현진건) (0) | 2009.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