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도토리와 호박

행복나무 Glücksbaum 2002. 6. 12. 00:36

"도토리와 호박"이라는 라폰텐의 우화이다.

 

...

 

하느님께서는 쓸데없는 것을 하나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어떤 농사꾼 한 사람이,

호박 열매는 굉장히 큰데 그 줄기가 매우 가느다란 것을 보고

"하느님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만드셨을까?

가느다란 줄기에 이렇게 큰 열매가 달리게 하다니,

아무래도 이것은 잘못된 일이야.

나 같으면 이 호박 열매는 저기 있는 떡갈나무에 열리게 하겠는데.

그렇게 해야 어울리는 것이야.

이렇게 큼직한 열매가 커다란 떡갈나무에 달리지 않고,

저렇게 조그마한 도토리가 큰 떡갈나무에 달려 있으니 이상한 일이야.

아마도, 하느님은 열매가 열려야 하는 장소를 잘못 정하셨을 거야."

 

그로부터 얼마 후 농사꾼은 떡갈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토리 하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자고 있던 농사꾼은 코를 크게 다쳤습니다.

"아야, 아파!"

농사꾼은 잠에서 깨어 얼굴을 어루만져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도토리가 수염 속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는걸. 이렇게 조그마한 도토리 때문에 코를 다치게 되다니.

그러니 저렇게 큰 호박이 떨어졌더라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역시 그분이 생각하시는 일은 빈틈이 없어.

이젠 호박이 떡갈나무에 달리게 하지 않은 까닭을 알았어.”

농사꾼은 이렇게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부터 이 농사꾼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군소리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자기 일만 하였습니다.

 

 

 

 

글, 라폰텐, 도토리와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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