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한 하느님

행복나무 Glücksbaum 2003. 1. 4. 14:16

나무 심는 사람 엘지아 부피에,

한 프랑스 작가가 알려준 신인(神人),

알프스 고지대 버려진 땅에

나무 심어 물을 내고 새들을 부르고

죽은 땅을 살려 생명을 붐비게 한

글 모르는 시골 사람,

세상일 아랑곳하지 않고,

말없이,

무엇보다도 말 같은 거 하지 않고,

심은 나무로만 말을 하고

흐르는 물로만 말을 하며

새들의 지저귐

피는 꽃들로만 말을 하는

한 하느님

사람의 모습을 한

한 하느님.

 

 

시, 정현종, ‘세상의 나무들’ 중에서, “한 하느님”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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