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 날이 다가오도록 일기 한 장 쓰지 못한 나는
삼백 날이 넘도록 울면서 시 한 줄 쓰지 못한 나는
그래서 하루의 무용담을 노래하지 못하는 나는
일 년 삼백예순 날 누군가를 위해 울지 못한 나는
이 밤중에 나의 누추를 운다
고개 돌려 나의 상처에 귀기울인 동안
겨울이 가고 어느새 나뭇잎은 무성해지고
누군가는 또 병들었다
내 앞의, 내 안의, 또 내 뒤의 고단함에 지쳐
병석에서 뱃살만 늘려온 나는 죄만 늘려온 나는
아니다 아니다 고개만 흔들어온 나는
지금 한밤중이다.
시, 무화과는 없다 시집 가운데서
[Am 11. Okto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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