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재밌고 유익한 책, 신학자 피터 엔스가 성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관해 쓴 <성경 너머로 성서 읽기>이다.
피터 엔스 지음, 노동래 옮김, ‘성경 너머로 성서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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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엔스는 아주 보수적인 기독교 신앙을 가진 학자였지만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은 역사적 실존 인물이라기보다는 상징적 존재라는 주장을 폈다가
(미국에서 제일 보수적 신학교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쫒겨났다.
그 이후 피터 엔스는 성서를 어떻게 읽는 것이 원래 성서가 쓰인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깊은 씨름을 거듭하며,
그런 고민과 연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여호수아에 나오는 가나안인들의 대량학살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역사적 아담 문제,
구약성서 역대기와 열왕기의 서술 방식의 차이 문제 등을 다룬 후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어떻게 구약성서를 창의적으로 인용하고 해석하는지를 다양한 실례를 통해 보여준다.
최종적으로 피터 엔스는 성서를기계적-문자적으로 읽는 대신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읽되,
성서 편저자와 독자의 문화적 층위를 올바로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성서의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올바른 성거 읽기의 방식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굉장히 재밌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다루는 이슈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과학, 고고학, 인류학의 발달로 성경의 문자적 역사성이 심각한 도전과 위협을 받는 시대에,
특별히 그런 교육을 받은 자녀들을 상대해야 하는 그리스도인 부모들과 성서 교사들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한국의 보수적인 목사와 신자들이 이 책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러나 그런 당신들에게도 이 책은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왜 한때는 성경을 문자적으로 믿었던 피터 엔스 같은 신학자조차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지,
이런 사람들의 고민과 질문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믿음 공동체 안에서 (이 문제를 애써 드러내지는 않고 참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문제로 갈등하고 번민하는 사람들과 지적으로 성실하고 겸손한 대화를 시도해보시길 바란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과 진실한 사귐을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기 위해서
성령의 도우시는 권능을 얻기 위해서
진실을 참믿음으로 숙성시키기 위해서
…
[Sonntag. den, 11. Augus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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