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반 모럴"(정을병)

행복나무 Glücksbaum 2007. 6. 24. 08:54

  

 

S읍의 C촌을 배경으로 '정석'이란 젊은이를 등장시킨다. 사이비 교주 B선생의 기적과 감언이설에 속아 전 재산을 다 바치면서 무보수 노동에 종사하는 어머니와, 작업장에서 숨진 누나와 누이동생을 가진 감수성이 예민한 주인공은 이 사이비 교주라는 사람의 더러운 실체를 알게 된다.

 

사이비 교주는 소위 '피가름'이라는 혼음을 조장하고, 자신을 동방의 의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순진한 신도들에게 공포심을 집어넣어 전 재산을 바치게 하고, 그 추종자들을 한 곳에 살게 하면서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한다.

 

이것을 보고 정석은 신랄하게 비난하지만, B선생의 추종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다. 정석은 C촌을 악마의 소굴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박멸한 계획을 세운다. 그곳이 바로 사이비 교회이다.

주일날 오전 10시에서 11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간에 교회를 폭파할 계획으로 전날 밤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한다. 그러나 잠깐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려다 '맹기'라는 젊은이와 여러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지체하게 된다. 폭파할 시간이 되어 나가는 정석을 붙잡자 그 붙잡은 손을 식칼로 찌른다. 마침내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 그러나 바로 앞에서 폭발하였기 때문에 정석은 죽고 만다. 밑에서 한 사나이가 산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을 막 흔들며...

--
B선생의 기적과 감언이설에 속아 집단거주지에 입주한 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하여 재산과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의 집단을 정석은 죄악의 집단으로 규정한다. 교회 담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여 몰살시키려고 하는 것을 맹기라는 청년이 말린다. 결국 다이너마이트는 채석장으로 옮겨지고 정석은 심지에 불을 붙이지만 자신이 죽게 된다.


여기서 작가는 죄악의 집단을 파괴하기 이해 더 큰 죄악을 범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묘사하며, 어떤 의미에서 악에 대항하는 악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글, 정을병(1934년 생)은 1959년 자유공론에 "철조망과 의지"로 당선, "아테나이의 비명", "병든 지구" 등 여러 편의 창작소설을 저작했다.]


 

 

'Wälbs > 화롯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 미제라블"  (0) 2007.06.24
형제우애  (0) 2007.06.24
"테스"(토마스 하이디)  (0) 2007.06.24
청계천 다리 이야기  (0) 2007.06.15
도종환, 담쟁이  (0) 200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