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

밧모 섬 (Palmos Insel)

행복나무 Glücksbaum 2007. 12. 26. 18:49

밧모 섬을 가려면 아테네 근처 ‘피레우스’ 항에서 배를 타고 가도 되고, 비행기로 사모 섬으로 간 후 배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또한 터키 쪽에서 가려면 쿠사다스 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로 들어가야 하므로 사모스까지 가더라도 배를 쉽게 구할 수 없다. 어느 뱃길을 택하건 밧모(팔모스) 섬에 닿는 곳은 스칼라(Scala) 항구이다.
밧모 섬은 에게 해에 산재한 3,000여 개의 섬 가운데 하나다. 상상의 섬이 아니라 실재의 섬이다. 터키의 서해안에서 60km,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250km 쯤 떨어져 있다. 지리적으로는 터키에 훨씬 가까우나, 현재 그리스에 속한 섬이다. 섬의 면적은 우리나라의 울릉도의 절반 정도인 34qkm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길이가 16km에 이르나, 동서의 폭은 좁아 섬의 중간 부분은 약 1km정도가 될 것이다.
로마시대의 밧모 섬은 정치범의 유배지로 이용되었다. 요한은 주후 95년 경 도미티아누스에 의해 이곳으로 추방당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그는 18개월 뒤 도미티아누스의 후계자 네르바에 의해 풀려났다고 한다. 요한은 에베소 교회의 지도자였다. 요한계시록 2, 3장에 기록된 일곱 교회는 모두 에베소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에베소 교회에 의해 설립된 듯하다.
사도 요한은 신약성경의 마지막 책을 이곳에서 썼는데 그 일부는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의 일곱 교회로 보내는 편지들이었다.

초대 교회의 수난 시절, 에게 해의 외딴 섬에 유배되었던 요한은 천지가 개벽하는 대전쟁 ‘아마겟돈’의 환상을 보았다. 그리고 악의 역사가 끝맺음을 하고 하늘이 열리며 신부와 같이 단장한 ’새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기술하고 있다. 요한이 본 묵시는 웅장한 대 서사시와도 같다. 요한이 새 하늘과 새 땅의 계시를 받았던 에게 해의 작은 섬, 이곳이 ‘밧모 섬’이다.
  
1) 요한 수도원

이 섬의 남쪽에 많은 집들이 집결되어 있다. 호라(Hora)란 마을이다. 언덕에 밀집된 집들 사이로 언덕의 정상에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성벽이 둘려 쌓여진 백색의 성채가 섬을 압도할 듯이 버티고 있다. 바로 요한 수도원이다.
1,088년 ‘크리스토불러스’라는 수도자가 이 섬을 찾아와 요한을 기념하여 세운 수도원이다. 희랍 정교회에 속하는 이 수도원을 요새처럼 지은 이유는 이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해적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수도원의 박물관과 도서관은 보물과 희귀한 성경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는 유명한 보고다. 그 중에 신약성서의 마가복음은 500년대에 기록된 성경인데 매 글자의 첫 글자는 순금으로 썼고, 나머지 글자는 전부 은으로 썼다. 글자 그대로 보물 성경이다. 해상무역으로 큰돈을 벌어들인 거상들은 순조로운 항해를 염원하며 수도원에 많은 보물들을 기증해서 수도원 박물관에는 지금까지 엄청난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지금도 이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성찬식 때 순금으로 만든 성찬기구들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수도원에는 성화들도 많다. 특히 요한 계시록을 펼쳐들고 있는 요한의 초상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이다.

2) 요한의 기도 동굴

수도원을 나와 이 섬에서 가장 소중하게 보존되어 내려오는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스칼라 항구로 내려오는 언덕 중턱, 바닷가 잘 보이는 절경의 지점에 서있는 백색건물이다. 이 건물 안에는 바다 쪽을 향하여 내려가는 돌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언덕 밑을 내려가면 별로 크지 않은 동굴에 이른다. 바로 요한이 밧모 섬으로 유배되어 살았다고 전하는 요한의 ’기도동굴’이다.
동굴의 한 쪽 면에는 요한과 그의 충실한 제자 프로코러스를 그린 성화들이 가득 걸려 있다. 희랍정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요한은 그가 받았던 계시를 프로코러스에게 구술시켰고, 프로코러스는 이를 계시록으로 남겼다고 한다. 동굴의 제일 안쪽 돌 벽면 약 1m 높이 지점에 사람 손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홈이 파져있고, 그 홈에 은으로 테를 둘러놓은 것이 보인다. 요한이 엎드려 기도하고 일어날 때마다 그 벽면을 손으로 잡고 일어섰기 때문에 손이 닿은 곳이 움푹 파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사도 요한이 이 동굴 안에서 항상 엎드려 기도했기 때문에 그의 이마에는 군살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요한 수도원에 소장되어 있는 요한의 성화에도 이마에 군살이 배겨져 있는 것이 그려져 있다.

이곳 옆에는 희랍정교회의 명문 신학교가 세워져 있다. 사도 요한처럼 깊은 사랑과 기도로 뭇 심령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교회가 핍박당하던 어둠의 시대, 요한이 광명한 ‘새 창조의 날’을 대망 하던 곳이 밧모 섬이다. 요한이 밧모 섬에서 행하였던 간절한 기도는 오늘날에도 세계의 모든 신앙인들이 하느님나라를 갈망하는 기도로 계속되고 있다.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Maranatha). 아멘!’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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