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말과 말들...

모모세 타다시, 한국을 이야기 하다

행복나무 Glücksbaum 2008. 8. 28. 19:05

한국 생활 40년, 모모세 타다시 씨,

 

"한국은 아직 경제대국일 뿐… 품격 갖춰야 선진국"

"대기업서 세금 더 걷고 첨단기술에 투자할 필요"

 

그의 저서 '여러분 참 답답하시죠?' 를 통해 꼼꼼한 조언 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방한한 지난 5일 오후, 그의 사무실에서 내려다 본 광화문 네거리는 도심의 살풍경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세종로 곳곳은 경찰 경비로 매우 삼엄했다.

이 날따라 복더위가 찌는 듯 극성을 부렸다. 부시 내한을 앞두고 인근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에선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까지 예정돼 있었다. 경찰차들은 담장처럼 도로를 막아선 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모모세 타다시(百瀨格ㆍ70) 한국 미쓰이 물산 고문. 

그의 사무실은 교보빌딩 21층에 있다. 어수선하게 돌아가는 모습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아름답고 편안해야 할 거리는 한여름임에도 긴장과 불편으로 잔뜩 얼어 붙어 있었다.
물론 이 날은 좀 특별했다. 미국 대통령이 찾는 날이니 어느 정도의 경찰경비 강화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해한다. 문제는 이런 풍경이 일상이 되다시피 한다는 점이다. 모모세 씨는 이를 무척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촛불시위 전에도 이 주변에는 늘 경찰이 깔려 있었습니다. 수도 한복판에 경찰차들이 진을 치고 있으면 당연히 공포 분위기가 생겨요. 그 경직되고 표정 없는 모습과 행동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얼어붙게 하죠. 이런 풍경을 처음 접한 외국인은아마 '불안한 나라에 투자하기 겁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궁금하다. 미국대사관, 일본대사관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많은 경찰력이 매일 필요할까라고. 시위가 일어난 뒤에 경찰이 나서도 늦지 않을 거라고. 어느 나라나 시민들이 시위할 때가 있는데, 그때 경찰은 최소 인력으로 질서를 유지시키면 된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게 시민의 권리고 경찰의 의무라는 것이다.

"한국에선 시위가 열린다고 하면 경찰이 미리 출동해 거리를 메워버립니다. 이래서는 안돼요. 왜 이렇게 항상 경찰을 '깔아두고', 정부가 자기 나라 사람들을 못믿는다는 표시를 해야 하나 말이지요. 대통령이 투자유치에 아무리 노력해도, 국민을 감시하는 나라에다 불안한 마음으로 투자할 외국인은 아마 없을 겁니다."

모모세 씨의 조언은 날카롭다. 그리고 직설적이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문제의핵심을 곧장 파고든다. 최근 펴낸 저서 '여러분 참 답답하시죠?'의 제목처럼 망설임이 없이 솔직하다. 그는 1997년에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에 이어 이듬해에는 '한국이 그래도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18가지 이유'를 내어화제가 됐다.
그는 올해로 40년째 한국에 산다. 1968년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래 한국과 질기고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 도멘의 한국지점에서 일하다가 1999년 은퇴한 뒤에도 서울에 남았다. 지금은 일본 3대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의 한국법인 한국미쓰이물산의 고문으로 근무한다.
한국인이 되고 싶은 일본인'이라는 평소 소망처럼 그 사이에 한국인 못지않은 한국인이 돼버렸다. 애정이 깊은 만큼 비판도 가차없이 쏟아내지만 한국의 처지를 어느 외국인보다 잘 이해하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기도 한다.
IMF사태 직후엔 "자신감과 의지가 꺾이면 이루어질 일이 없다. 한국인들이여, 부디 무릎 꿇지 마라.
이것은 한국에 30년 가까이 근무한 한 외국인의 응원의 목소리다"라고 저서를 통해한국인의 어깨를 토닥거려줬다.

모모세 씨는 이번 책에서도 애정어린 조언을 아낌없이 던진다. 불가사의한 힘을지닌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것만은 분명한데 안타깝게도 아직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아니라고 말한다. 뭔가 부족하다는 거다.
"경제 수준으로 보자면 선진국이 되고도 남고, 한국 사람의 잠재력은 선진국 이상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은 아직도 선진국이 되지 못한 걸까요? 겉모양은 선진국이지만 속에는 아직도 후진적인 생각과 가치관, 질서가 남아 있어요. 한 마디로 선진국, 일류 국가로서 품격이 모자란 사회라는 겁니다. 선진국은 경제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출 때 이뤄져요.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여기서 '품격'이란 곧 '인간적'이라는 뜻이란다. 하지만 한국인의 특장이었던정(情)이 경제가 성장하면서 너무 많이 사라져버렸다고 그는 아쉬워 한다. 과거보다 훨씬 잘 살게 됐는데도 사람들의 얼굴에 무표정과 공허감이 나타나는 것도 철학을 갖추지 못한 채 정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이 '정'을 앞질러가는 사회는 삭막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사회는 매력도, 재미도 없다고 단언한다.

"여유 없이 인간다운 삶이란 불가능합니다. 전체 경제규모로 볼 때 한국은 이미 충분합니다. 이젠 여유를 찾아야지요. 여유와 풍류가 있었던 양반사회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ㆍ발전시켜야 할 때입니다.
'남들 쉴 때 열심히 일해서 이기자'는 경쟁논리가 빛을 발하던 시기는 지났어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0개 국가 가운데 노동 시간이 가장 길면서도 국민소득이 23위에 그치는 이유가 과연 뭘까요?

행복의 질은 말할 것 없구요. 박정희 시대처럼 산업을 처음 일으킬 때는 열심히 일할수록 좋지만 선진사회로 나아갈수록 휴가가 중요해집니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사람들은 대통령부터 아이들까지 일중독, 공부중독에 걸려 있는 듯해요."

 

--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앞으로 5년이 한국이 선진사회로 가느냐, 못 가느냐를 가르는 길목이 될 겁니다. 그러자면 어떤 나라, 어떤 사회를 추구할지 제대로 된 구상이 있어야 합니다. 막연히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인지 원대한 구상이 있어야 해요.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에는 그런 고민과 구상이 부족합니다. 다시 말해 뜨거운 한국인들의 가슴을 흔드려면 경제적 수치 이상의 그 무언가가 필요해요. 한국사람들은 원대한 꿈과 목표가 있을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민족이 아닌가요?

지금까지 잘 사는 나라,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국민소득을 높이는데 주력해왔다면, 이제는 대다수 국민이 골고루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가야 제대로 된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
중산층이 튼실해 서민들이 고루 잘 살고 문화가 뛰어난 선진국은 국가 크기와 경제 규모에 상관없이 강한 나라입니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보다 더 강한 나라는 없죠.

 

-- '경제 대통령'보다 '살림 잘 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 경제 대통령이 필요한 시기는 한국기업이 세계무대 진출을 본격 준비하던 노태우 전 대통령 임기까지였어요. 지금은 살림 잘 하는 대통령이 필요한 때입니다. 비유하자면, 가장이 돈을 많이 벌어오지 못해 살기 힘든 게 아니라, 가장은 벌 만큼잘 벌어오는데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해 살기 힘든 형국이지요.
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 국가 경제력이 세어졌지만 국민들은 예보다 살기 힘들어졌다는 건 무얼 뜻합니까? 나라 살림살이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한국경제는 기업은 잘 하고 있는데, 살림을 맡은 정치인들이 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가장의 경제력이 문제가 아니라 살림을 맡은 주부가 문제인 것과 비슷하달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나는 한국의 CEO'라고 했는데, 대통령은 기업의 CEO와 달라요. 사장과 대통령이란 자리도 '하늘과 땅' 차이죠. 대통령은 일꾼이기도 하지만 지도자여야 합니다. 단순한 행정능력이나 노력 이상의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자신의 업적이나 5년 동안의 경기부흥, 이런 성과에 신경쓰면 안돼요. 국민과 나라만을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의 장점은 추진력이에요. 그 추진력은 무언가를 세우고 파고 짓는 데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야무진 살림살이,즉 보이지 않는 곳까지 챙기고 개혁적인 법을 시행하는 데도 필요하죠.

 

-- 대통령에게 쓴소리꾼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 중 하나는 충고해줄 나이든 인물이 주변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에게 쓴소리 할 수 있는 인물을 써야 지도자는 바른 길을 오래갈 수 있어요.
인간은 누구든 자기 세를 불리려 하고 자기 밥그릇이 커지길 바랍니다. 대통령 주변엔 이런 사람이 모이게 마련이고, 그들은 대통령에게 좋은 말을 늘어놓게 됩니다. 이럴 때가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위험하죠. 문제가 잘못되면 비난을 뒤집어 쓰는 건 대통령입니다. 쇠고기 문제도 어쩌면 이런 환경에서 이뤄졌는지 몰라요.

무슨 일을 해가려면 코드가 맞는 사람, 무조건 믿고 도와주는 사람을 쓰는 게 좋죠. 하지만 반대 의견을 내놓을 사람 역시 필요합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적어도 다섯 명은 있어야 해요. 일반인 신분이어야 하고 반대 의견을 집중적으로 얘기해주면 좋습니다.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쓴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간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어요.

-- 김정일이 집권하고 있을 때 북한을 도와주라는 뜻은 뭔가요.
▲ 북한과 미국이 화해하면 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자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맨 처음 투자는 인프라를 닦는 일이죠. 북한이 문을 열 때 어느 나라에서 북한과 합작해 사업을 해가느냐가 향후 아시아 경제의 변수가 됩니다.

 

'김정일 정권은 독재 정권이니 북한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도와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내 생각은 그 반대입니다. 오히려 김정일 정권이 확고하게 버텨주는 게 나아요.
산업화가 시작되며 경제를 일으킬 때 정권이 자주 바뀐다면 투자에 따른 경제효과를 전혀 거둘 수 없고, 오히려 혼란과 부패가 가중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김정일이 갑자기 실권할 때 일어날 혼란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일본이 2차 대전을 일으킨 상황도 지금의 북한과 비슷했죠. 탈출구가 없자 질 줄 알면서도 군부가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무모한 결정을 하거나 김정일 정권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남한과 북한이 고스란히 입게 돼요.

통일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평화통일이 중요합니다. 평화통일이 되려면 북한이 문을 열고 경제가 어느 정도 올라설 수 있게 도와줘야 해요. 북한의 문이 열리면 투자가 급속하게 진행될 텐데, 이때 한국은 단연 유리합니다. 한국은 빨리, 더 자주북한을 만나 준비해야 합니다.

 

 

-- 선진국으로 가려면 대기업에게 세금을 더 거두라고 하셨는데….

한국 기업처럼 돈을 많이 벌고도 세금을 적게 내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대기업들이 큰 호황을 누리면서 급여가 엄청나고, 임원의 상여금이 몇 십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세금을 얼마나 적게 내기에 임원들이 그렇게 많은 상여금을 받는단 말인가 싶어요.

 

한국 대기업은 자기만 잘 해서 커온 기업이 아닙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국가의 보호와 국민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해온 거죠. 장사가 잘 됐다고 자기들끼리 나눠가지는 건 도리가 아니에요.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삼성처럼 한 가문이 몇 세대에 거쳐 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솔선수범해 세금을 많이 내고 착실하게 경영합니다. 매년 10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지만 임원의 월급이 직원 평균 임금의 세 배를 넘지 않아요.
세금 내기 싫어 억지로 하는 투자도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요.
삼성, 현대, LG 같은 기업이 "세금 많아서 장사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나라에 세금을 내면 결국 그 돈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돌아가게 돼 있어요.

기업이 사람을 돕는 데 직접 나서기보다 나라에 세금으로 내서 정부가 하도록 하는게 순리입니다. 그래야 서민도 살고 경제도 살아요. 비자금, 뇌물, 떡값 관행을 없애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역시 정부가 기업에서 세금을 많이 걷는 것입니다.

 

-- 첨단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데요.
▲ 한국은 이제 첨단기술투자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큰 공장의 제조업보다는 첨단핵심기술을 보유하고 개발하는 데 주력하게 되죠. 지금 선진국들이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터에 한국이 언제까지 원료로 물건 만들고, 토목공사만 하고 있을 건가요?
그러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끈끈한 유대가 중요해요.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이용만 하고 푸대접하는 성향을 버리고 일본처럼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키워주는 공생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중소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대기업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을육성하려면 일본처럼 은행들이 담보 없이도 기술을 보고 돈을 빌려줘야 합니다. 은행이 땅 타령만 하면 중소기업의 발전을 꾀하기 어려워요.

 

-- 한국의 대일 무역 적자는 고질일 정도로 심합니다. 쉬운 해소책이 있을까요.
▲ 대일 무역적자는 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핵심 기술부품처럼 어쩔 수 없이 사다 써야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승용차, 골프채, 먹을거리, 일상잡화까지 수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심지어 인스턴트커피까지 일본제가 들어와 있어요. 한국에도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일본의 것을 이렇게까지 사들이는지 이해하기힘듭니다. 외국에 문호를 개방해도 그 제품을 쓰고 안 쓰고는 국민에게 달렸지요. 일본 사람들은 다른 어느 나라 제품보다 자국 제품을 더 애용합니다.

관광객 수를 따져봐도 그래요. 한국 관광객이 일본 관광객보다 훨씬 많고 씀씀이도 훨씬 커요. 한국 사람이 즐겨 찾는 홋카이도의 경우 너무 멀고 비싸서 일본 사람들은 좀처럼 놀러가지 않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외국에서 쓴 비용이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쓴 비용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하죠.


모모세 씨의 애정어린 조언은 끝없이 이어진다. 하나하나가 오랜 세월 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거라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최근 개인적 어려움을 겪어서인지 진솔함이 더하다. 큰 심장수술을 하고 죽을 고비를 두 차례나 용케 넘겼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는 사람에게 연대보중 사기를 당하고선 마음 고생도 퍽이나 컸다.
"포항제철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 철저히 믿었는데 그만 당한 거죠. 내 실수입니다. 결혼도 안 하고 의사로 일하고 있는 누나와 한국에서 살려고 아파트 하나를 누나 이름으로 구입해놓은 게 날아가버린 거죠. 어떤 때는 밤에 자다가도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오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인생 공부를 하며 철학자가 된 듯한 기분이에요."

 

그는 특유의 낙천성과 열정, 그리고 끈기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었다. 인생사는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적당히 섞여 있는 것이라는 대목에선 감동이 더욱 뭉클하다. 그래서 약간 심술궂은 질문도 해봤다. 사기사건을 계기로 한국생활과 인간관계에 실망해 혹시 일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더냐고. 심장에 페이스메이커를 달고 사는 그는 껄껄 웃으며 고개와 손사래를 동시에 저었다.


"그런다고 일본으로 도망가듯 건너가면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요.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삶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어요. 세상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모두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고마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습니다. 한국 속담에 그러지 않나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나는 구멍이 있다구요." 그러면서 약속했다. 10년 후에 한국에서 책을 한 권 더 쓰겠다고. 그동안 계속 일하며 젊은 기분으로 살고 싶다고. 자신의 40년 한국생활을 이해하고 격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고맙다고 말이다.

 

 

 

음원은 살아졌으나 조용히 마음으로 들어보는 묵음 곡  

01. My heart will go on(타이타닉 주제곡)
02. The sound of Music(사운드오브뮤직 주제곡)
03. Over the Rainbow(오즈의마법사 주제곡)
04. Misty(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주제곡)
05. Moon river(티파니에서 아침을 주제곡)
06. The way we were(추억 주제곡)
07. Love,of fire(불의전차 주제곡)
09. Emmanuells's Theme(엠마뉴엘 주제곡)
10. Lara's Theme(닥터지바고 주제곡)
11. Time to Say Goodbye
12. Concerto De Aranjuez
13.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사랑의 은하수 주제곡)
14. La vie En rose(프렌치키스, 사브리나 삽입곡)
15. Andrew Lloyd Webber`s Medley (에비타,캣츠,오페라의 유령 삽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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