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모아 읽던 시 가운데 한편..,
책들도, 시집도 자서전,우화집도
더 이상 작은 글 읽기 어려워져
하나씩 덮어가는 서글픈 황혼 노을 속에서
곽재구 시인의 몇개 시가 있어
그 가운데 하나를 여기에 올려 놓습니다.
......
수선화 [곽재구]
열두 살이 될 때까지
나는 할머니의 젖을 만지고 놀았다
할머니 젖은
까맣고 쪼글쪼글한데
어떤 날은
산머루 같기도 하고
산 오디 같기도 해서
입을 앙 벌리고
한입 덥석
베어 물기도 했는데
마당에
갓 핀 수선화꽃들
입 앙앙 벌리고
한입만 줘
한입만 줘
노랗고 환한 그 소리들
참 듣기 좋았는데.
시, 곽재구
[재입력/ Am 13. Juni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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