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älbs/화롯가 이야기들

눈 뜨인 맹인 이야기: ‘눈은 떴으나 보지 못하는 사람’

행복나무 Glücksbaum 2023. 7. 16. 20:07

한 눈먼 사람이 반생을 햇빛을 보지 못하고 살다가
용하다는 신의(神醫)를 만나서 침 한 대에
눈을 떴다.
 
어떻게 세상이 신기 황홀한지 그야말로 환천환지(歡天歡地)
좋아서 날뛰다가 집으로 가려는데
방향을 몰라 길을 찾을 도리가 없다.
 
이리 헤매다 저리 헤매다가 그냥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이때 지나가던 사람이 있어 그 사정을 이야기하니.
듣고는 하는 말이,
“눈을 도로 감고 가보구려.”
 
해서 눈을 감고 지팡이를 더듬으니
쏜살같이 길이 나서게 되었다.
 
 
[12. März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