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2

 

샬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국 뉴스를 보니 올해 6월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이 24.4도로 1908년 관측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더군요. 지난해에도 24.1도를 기록해서 신기록을 세웠는데, 올해 다시 0.3도가 올라 1년 만에 다시 기록이 갱신되었다고 했습니다. 최고기록뿐 아니라 평균 최저기록도 20.5도로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무수한 논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구 기온 상승은 멈추지를 않는 듯합니다.

사정은 대만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의 경우도 금년 6월 평균 최고기온이 29.2도에 달해서 관측 이후 117년 만에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기상청이 발표했습니다. 금년의 경우 장맛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고온 현상은 단지 비 부족 탓으로만 돌릴 일은 아닌 듯합니다.

 

대만은 남북으로 긴 모양을 한 섬나라입니다만, 북회귀선이 중부지역을 지나고 있어서 여름철의 경우 남과 북의 온도 차가 그리 크지 않고, 최고기온은 오히려 북쪽 지역이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타이베이는 분지인데다 대도시여서 온도가 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년은 다른 해보다 지나가는 태풍의 수도 적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때문에 더 더운 여름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6월 1일에 제가 섬기고 있는 창롱대학교 졸업식이 있었다는 소식을 이미 전해드렸습니다만, 금년 졸업식에서도 지난해에 이어서 제가 파송을 받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명의로 졸업생 두 명에게 시상을 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에 그 사진을 전해 드립니다. 한 학생은 머리가 길지만, 둘 다 남학생입니다.

창롱대학교는 타이난 시의 외곽에 있습니다. 그래서 사방이 논밭이고 농장입니다. 학생들로서는 지내기 무료한 곳일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곳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튼 생각 덜하게 되고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안에는 두 개의 정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문 옆에 있는 리치 숲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 뒤편에 있는 망고 숲입니다. 둘 다 열대과일 나무숲입니다. 숲이라고 해서 거대한 것은 아니고 각각 20여 그루의 리치 나무와 망고 나무가 있는 장소입니다. 둘 다 학교 부지를 매입할 때 원래부터 있던 숲의 일부를 보존한 것이어서 나무의 나이가 학교 나이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망고 숲에는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십여 곳 마련되어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지 고기를 구워먹으며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치 숲에서는 리치가 익을 때면 날을 정해서 리치를 수확하는 행사를 합니다. 금년에는 6월 7일에 리치 수확 행사가 있었습니다.

리치가 익으면 먼저 리치가 달린 큰 가지들을 잘라내고, 그 다음 잘라낸 가지에서 리치가 달린 작은 가지들을 떼어냅니다.

덜 익은 리치를 채취하지 말라는 학교의 당부를 학생들이 잘 지켜 주어서 올해도 제법 많은 양의 리치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리치 수확에는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젊음은 꾸미지 않아도 리치만큼 싱그러워 보입니다.

 

여름은 덥지만, 그 충만한 에너지 덕분에 생물은 성장하고 열매를 익혀갑니다. 우리 사람도 그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더위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여름을 보내실 수 있게 되기를 기도드리면서,

 

 

2013년 7월 2일,

 

대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