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테스트의 “생명의 선물”이란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소서.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정할 때가 올 것입니다.
살아 있을 때의 나의 목적과 의욕이 정지되었다고 선언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몸은 산 형제들을 돕기 위한 생명으로 만들어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과
여인들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랑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동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게 주어
그가 먼 훗날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나의 신장은 한 주일 한 주일 혈액투석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신경은
다리를 저는 아이에게 주어 걷게 하십시오.
나의 뇌세포는 도려내어
말 못하는 소년이 함성을 지르게 하고
듣지 못하는 소녀가
창문에 부딪치는 빗방울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그 외의 나머지는 다 태워서 재로 만들어
들꽃들이 무사히 자라도록 바람결에 뿌려 주십시오.
만약 뭔가를 매장해야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약점을,
나의 형제들에 대한 편견들을
매장하여 주십시오.
나의 죄악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하느님께 돌려보내 주십시오.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 할 때 했던
나의 친절한 행동과 말만을 기억해주십시오.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들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시, 로버트 테스트, “생명의 선물”
....
이 시를 읽으면서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자기 고집만을 내세워,
무엇인가 남에게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를 위하여 살던 삶에서
남을 위하여
나를 사랑하던 삶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랑을 나누는 삶
그래서
두 눈은 맹인에게,
시신은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주고 갔다.
여기서 부터
새로운 세상은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