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먼저 선거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번 소식에서 말씀드렸듯이 1월 14일에 대만에서는 큰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 야당인 민진당의 정권 탈환과 첫 여성 대통령 배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 대신 여당인 국민당은 계속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여론 조사에서 여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야당은 박빙의 승부를 예측했고, 그래서 여론 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여론 조사보다 더 큰 격차의 패배로 나타났습니다. 현 마 대통령은 51.6%, 야당의 차이 잉원 후보는 45.6%의 지지를 받아 6%의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야당에서는 국민당 출신의 송 추위 후보가 국민당의 표를 많이 잠식해 준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론 조사에서 5% 정도의 지지를 얻었던 송 후보가 투표에서 2%대의 저조한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야당의 기대는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송 후보의 출마가 여당 보수 세력에 위기감을 조장해서 오히려 여당 세력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통령 후보자 |
마 잉주(馬英九) |
차이 잉원(蔡英文) |
송 추위(宋楚瑜) |
정당 |
국민당(中國國民黨) |
민진당(民主進步黨) |
신민당(親民黨) |
러닝 메이트 |
우 둔이(吳敦義) |
수 자이췐(蘇嘉全) |
린 뤠이슝(林瑞雄) |
득표수 |
6,891,139 |
6,093,578 |
369,588 |
득표율 |
51.60% |
45.63% |
2.77% |
선거 결과 지역 대립 현상이 또 다시 나타났습니다. 아래 그림이 말해 주듯이 국민당(청색)은 북부 지역과 지롱 시를 제외한 동부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민진당(녹색)은 남부 지역과 동부의 지롱 시에서 승리를 거두어 전체적으로 남북 대립의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결과는 북부 지역에 인구가 많기 때문에 국민당의 승리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선과 총선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總統)과 국회의원(立法委員)을 선출하고, 선호 정당에도 투표를 해서 모두 3개의 표를 찍어야 했습니다. 정당표는 각 정당의 전국구 의원(不分區立委) 수를 결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이 여당과의 의석수 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주도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고, 격차는 대통령 후보 지지도의 차이보다 커서 다음 임기에도 여전히 국민당의 절대 우세가 유지되게 되었습니다.
정당 |
지역구 |
원주민구 |
전국구 |
합계 |
증감 |
국민당 |
44 |
4 |
16 |
64 |
▼17 |
신민당 |
0 |
1 |
2 |
3 |
▲2 |
무당단결연맹 |
1 |
1 |
- |
2 |
▼1 |
무소속 |
1 |
- |
- |
1 |
|
여당 계열 의원수 |
46 |
6 |
18 |
70 |
|
민진당 |
27 |
0 |
13 |
40 |
▲13 |
대만단결연맹 |
- |
- |
3 |
3 |
▲3 |
여당 계열 의원수 |
27 |
0 |
16 |
43 |
|
총의석수 |
73 |
6 |
34 |
113 |
|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남북의 지역차가 이전보다 더욱 현저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전 선거에서는 국민당이 남부 지역에서도 의원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마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야당이 승리를 거두지 못한 이유에 대해 혹자는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인 경제문제에서 야당이 구체적이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선거 열풍에 휩싸여 있을 한국은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모쪼록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한 정치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학교는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열 이틀간 설 연휴로 지냈습니다. 설이 월요일인 23일이었던 관계로 대만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21일 토요일부터 29일까지 최장 9일간의 설 연휴인 �졔(春節)를 보냈습니다만, 학교에서는 겨울방학인 관계로 조금 더 길게 연휴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서늘하고 해서 �졔는 대만에서 여행 최성수기이기 때문에 길도 많이 막히고, 숙박료로 공식적인 정상요금을 받아 평상시의 두 배 정도로 비쌀 뿐 아니라 그나마 예약도 힘들기 때문에 돌아다닐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로 근처의 산으로 등산을 갔다 오며 연휴를 보냈습니다.
민속에서는 금년을 흑룡해라고 합니다. 이 해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운세가 좋다며 젊은 부부들은 금년에 아이를 낳으려고 애쓰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도교 사당들마다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하는 부부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들을 원하면 흰 꽃을, 딸을 원하면 붉은 꽃을 바쳐야 한다고도 합니다. 빨리 아이를 가져서 100년(금년이 대만 연호로는 중화민국 100년입니다) 10월 10일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저출산 문제가 한국보다 심각한 대만에서 정부는 흑룡해 출산 특수 덕분에 대만의 출산율이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보통 용을 공룡처럼 묘사하고 불길한 동물로 생각합니다만, 동양에서는 용을 뱀 비슷한 형상으로 묘사하고 상서로운 동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건물에도 용 장식을 많이 하는데, 용해를 맞아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역사박물관에서는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명칭은 ‘용 해 용 형상 사진 특별전(龍年龍相攝影特展)’으로 두 사람의 사진작가가 찍은 용과 관련된 사진들을 전시한 전시회입니다. 거리가 멀어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인터넷에 소개된 작품만 감상해야 했습니다만, 그 가운데 자연에 나타난 용 형상 사진이 재미있어 소개를 합니다. 모두 리 종(李忠)이라는 공중 촬영 작가의 작품인데, 첫 번째 사진은 베이징 상공에 나타난 용 머리 형상의 구름(말 머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진이고, 두 번째 사진은 백두산 기슭을 용 모양으로 굽이쳐 흐르는 강을 찍은 사진입니다.
한편에서는 2012년에 대해 불길한 예언들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사람들은 2012년이 상서로운 해이기를 바라는 소망을 더욱 간절히 품고 있는 듯합니다. 좋은 소망을 품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만,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막연한 기대로만 품고 있거나 허망한 것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연휴도 끝나고 이제 정상 출근을 했습니다. 새 학기 강의가 시작되기까지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열심히 새 학기 강의 준비를 해야 할 듯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과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 학기에도 맡은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12년 2월 1일,
대만에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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