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Di 223

"나를 죽이면 영광스런 그날에 살리라"

베드로전서 4, 7- 11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의와 지조는 생명처럼 귀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믿고 지켜야할 도리를 다하며 올바른 신념을 꿋꿋하게 지켜 간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인 것과 마찬가지로 지존하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신의와 지조는 생명보다 더 귀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정직하기 신신하신 분으로써 심지가 견고하고 신실한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여러 삶의 조건 속에서도 변함없이 하느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자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크고 지존하신 하느님은 완전한 자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신실한 자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어떠한 환경과 형편 속에서도 오직 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주권자로 인정하고 목숨을 바쳐 따르는 자들을 사랑하십니다. 계절이 변하여도 언제나..

달라진 야곱처럼

창세기 32:22-32, 마태복음 13:44-52 창세기가 모두 50장인데, 그 가운데 야곱의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야곱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주식을 알면 돈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야곱을 알면 인생과 신앙이 보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야곱은 '특별한 인간'이라기보다는 '보통 인간'입니다. 보통 사람인데 좀 억척스런 인간입니다. 야곱은 사느냐 죽느냐 하는 서바이벌게임(survival game) 현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자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자권 탈취를 위해 아버지를 속이고, 형 에서를 속인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하여 20여 년을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그는 객지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한결같이 '귀향'을 꿈꾸었습니다. 마침내 때가 되었습..

성서이야기와 사람 [글, 장일선]

현대인은 새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무엇이나 새로운 것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그것을 찾기 위해 모여든다. 학계에서는 해마다 새로운 학설이 쏟아져 나오며 상업계에서는 이 새 학설을 토대로 새 상품을 만들어 낸다. 같은 상품일지라도 해마다 새로운 모델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현대인의 감각은 극도로 예민하여 새로운 것만으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여기에 최상급을 붙여서 “최신”(最新)이라고 했을 때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기에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상품의 수명이 불과 몇 개월에 지나지 않아 부단히 최신 상품을 개발해 내기에 골몰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의 가장 “오래 된” 옛 이야기를 통하여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그것은 곧 오래 된 구약성서를 현대인을 위한 ..

"믿음공동체 안에서의 연대"

사도행전 2, 14- 42 찬송 예수께서 쉽게 제자들에게 말씀해 주었는데도 사실 그 당시 그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지 못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때가 찼다. 하느님나라가 가까이 왔다.” 는 쉬운 문장이지만 이 의미를 알게 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나라를 세우실 때가 이때입니까?” 정치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여 로마로부터의 독립이나 해방으로 연결 지어 정치적으로 이 말씀을 받아드리려는 제자들도 있었습니다. 설교를 듣다가 “야, 오늘 설교내용은 지루하다. 지금 정치적인 시점에서 진보적인 것은 이러 저러해야 하는데 늘 진부한 얘기만 하는구나!” 하고 귀를 닫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분들도 간혹 있으실 것입니다. 성령이 임하..

"눈물의 찬송을 불러 본 자만이 이 기쁨을 알 수 있습니다."

시편 137, 1- 6 찬송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느 때 미치도록 찬송을 부르고 싶을 때가 있고, 또 기도도 힘차게 드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느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가 목 놓아 울고도 싶습니다. 찬송과 기도는 우리 마음속의 회한을 불러 일으켜 새로운 감흥과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주기에 넉넉하기 하기 때문입니다. 성서를 들여다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의 강변에서 예루살렘을 향해 노래를 불렀고, 36년 일제의 압박 속에서 우리 민족이 나라 잃고 외국 땅에 나가 나그네처럼 살아가며 만주 벌판 해란 강가에서 ‘선구자’를 눈물의 노래로 불렀던 것을 생각해 봅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다가 베데스다 못 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군상들과 만났습니다. 많은 병자와 맹인과 절름발이와 손이 마른 사람들이 즐비..

지구화 시대의 일치운동 [위르겐 몰트만]

1. 우리가 그리스도께 가까이 갈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분열된 교회들의 에큐메니칼한 상호 이해를 위한 길은 '비교 교회론'에서 시작된다. 비교교회론은 교파간의 갈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10년 에든버러에서 '신앙과 교회이 헌법에 대한 소망이 더욱 깊어질 것이며, 이에 상응하여 각 교화의 공식적인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서로에게 배워왔다. 우리가 교회의 본질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의 다양한 관념이나 그 관념이 속해 있는 전통을 서로 비교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일치를 향해 가는 길에서 진정한 진보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가까이 감으로 서로에게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리의 분열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 일치에 대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