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忍死符), [박지원 자음]
"내일 조정에 들어가면 그 사람의 청신을 막아야 합니다." 아들 형제가 의논하는 말을 그 어머니가 들었다. "그 사람은 어떤 일이 있기에 그러느냐?" "과부댁 가정으로 소문이 좋지 못합니다."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남의 집, 규방의 일을 어떻게 알았느냐?" "들리는 소문입니다." "들리는 소문?,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만져지지도 않고, 코로 맡아지지도 않으면서 퍼지고 퍼지는 풍문, 풍문을 듣고 남을 평해?, 더구나 너희들은 과부의 자식이 아니더냐? 과부의 자식으로 과부를 탓해? 게 있거라, 네게 보여줄 것이 있다." 품속에 싸두었던 물건 하나를 꺼낸다. 한 겹 두 겹, 소중하게 싼 것을 풀더니, 동전 한 잎을 꺼냈다. "이 동전에 글자가 있나 봐라." "다 달아서 없습니다." "테두리가 있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