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강가의 우거진 숲 속에서
토끼들이 한가롭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풍덩!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들은 토끼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여우는 생각했다.
'저렇게 허겁지겁 도망치는 걸 보니
무서운 짐승이라도 쫓아오고 있나보다.'
여우는 토끼 뒤를 따라 달렸다.
이를 본 노루도 따라서 달렸다.
사슴도, 기린도, 늑대도, 코끼리도.
온갖 동물들이 겁에 질렸다.
한참 달리던 동물들은 이윽고
숨이 차서 잠시 멈춰섰다.
이때 맨 끝에서 달리던 코끼리가 물었다.
"얘들아, 너희들은 지금 왜 뛰어 갔던 거야?"
"모르겠어, 난 늑대가 뛰기에 따라 뛰고 있어."
"난 기린이 뛰길래.."
그러자 맨 앞에 있던 토끼들이 말했다.
"우리가 자고 있는데 큰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무서워서 도망쳤지."
몇 마리의 동물들이
토끼들이 자고 있던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무서운 동물은커녕
강가로 떨어진 야자열매가 보였다.
우화,
[11.Februar.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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