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Di 223

‘우리의 욕망을 소멸하여 주시고’

[성서 말씀 묵상] “많은 민족들이 가며 말할 것입니다. 오라, 우리 야훼의 산에 올라가자. 야곱의 하나님의 집으로 가자. 그러면 그가 우리에게 그의 길을 가르치시고 우리는 그의 길을 따를 것입니다.”(이사야서 2,3)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에게 다가왔습니다. 예수께서 입을 여시고 그들을 가르치셨습니다.”(마태 5,1- 2) ______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권세자들과 나라들이 서로 높음을 뽐내며 더 높아지려고 하지만, 주님은 낮은 자를 높이시며 주님을 경외하는 자를 영화롭게 하심을 믿습니다. 세상에서 높아지려는 우리의 욕망을 소멸하여 주시고, 거룩한 말씀의 빛 가운데 (베들레헴 구유로) 달려가게 하옵소서. 잠시 있다가 사라질 것들이 아니라 주님의 입..

힘있다고 뻐기는 자들에게 보라는 듯 차려주신 밥상 앞에서

시편 23, 5. 요한1서 5, 4- 12 찬송 89, 429장 시편 23편 가운데서 오늘 우리가 생각하고자 하는 부분은 "원수들 보라는 듯 상을 차려 주시고" 라는 말씀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장면이 새로 바뀝니다. 여기서 다윗은 양이 아니고 손님으로, 하느님은 목자가 아니고 주인으로 비유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은 손님을 귀빈으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근동지방에서는 자기를 죽이려는 원수에게 쫓기게 되면 자기가 보호를 받고 싶은 사람의 천막에들어가기만 하면 그 주인의 보호와 환대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도 그를 건드리지 못하므로 원수들도 천막 문 밖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집주인으로 원수에게 쫓기던 사람을 맞아들일 뿐 아니라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향연을 베풀고 머리에 기름을 부어 ..

모기같이 성가시게 하는 증오를 몰아내십시오.

[ 성서말씀] 네 이웃의 불의를 용서하여라. 그러면 네가 간청할 때 네 죄도 없어지리라. (집회서 28,2)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태복음서 6,14-15)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에베소서 4,32) [마음 달래기] 용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온한 순간에는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이 사람이 제게 온갖 궂은일을 겪게 했지만, 저도 그랬습니다. 용서받기 위해서는 용서하는 게 낫죠.” 하지만 그렇게 말한 다음엔 다시 화가 ..

십자가의 사람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광주민중항쟁 기념 순회시국미사 - 금년에도 우리는 망월동 묘역을 찾아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사제직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 부르심에 응답 하려 집 떠나던 날의 초심, 사제품을 받고 세상으로 돌아오던 날의 다짐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신군부가 비상계엄령 아래 한반도 전역을 얼어붙게 만들었을 때, 유일하게 침묵을 깨고 피 흘려 저항하였던 도시, 광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빛고을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을 마시며 자라났거니와, 사제들에게도 ‘오월광주’는 타성에 젖은 자아를 채찍질하고, 다시금 세상을 위한 헌신을 맹세하게 해주는 일종의 성사이다. 1. 십자가, 사람다움 무엇이 사제를 사제로 만들어 주는가? 아니 사람은 언제 사람..

저희는 땅 위에서 살아가는 나그네

저희는 땅 위에서 살아가는 나그네입니다.( 시편 119, 19) 왜냐하면 우리는 땅에 있는 우리 집, 곧 이 육신이 무너지면, 하느님께서 지으신 집, 곧 사람의 손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하늘의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5,1) 우리는 지상의 나그네에 불과하고 쉼도 없이 숱한 어려움들을 만나며 영원한 고향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게오르그 투르마이르) [금 / 12. Janua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