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조성기 저, “1980년 5월 24일”. 한길사. 깊은 밤의 적요를 뚫고 먼 곳에서 웅웅대며 이어지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니 강릉에서 우리나라 동해 최북단 고성으로 이어진 고속국도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그때만 하더라도 마을에 3층 이상의 건물은 별로 없었다. 고속국도가 먼 곳에 있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 소리는 깊은 밤, 낮은 건물들만 줄지어 있는 시내 중심가를 타넘고 웅웅거리며 계속 들려왔다. 분명 일반 차량은 아니었다. 커다란 바퀴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빠르고도 무겁게 달려가는 소리였다. 그렇게 한꺼번에 달리는 차량이라면 분명 군용 트럭일 것이었다. 이 깊은 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저 많은 차량들이 북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