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일하는 흰소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소는 예수와 같았다. 째찍에 맡기도 하고, 수레를 끌기도 하고 급기야는 아이들에게도 손가락질을 당한다. 누렇게 생긴 황소들이 거리에서 배를 깔고 누워있다. 거기에 흰소가 나타났다. 부활한 예수 같다. 지난 크리스마스는 성탄절이 아니었다. 코르나19로 심각하게 예배당 문을 닫아야 했다. 온라인 비대면 예배라고 해서 지구상의예수는 어느 큼직한 교회 밑에 쓰러져 노숙자가 됐다. 90년 전에는 쪽발이 놈들에게 징병으로 끌려가 지옥도에서 흰소로 살아 났다. 남양군도의 피비내리는 거기에서도 흰소로 부뢀 했다. 몇년 전에도 흰소는 종로 3가를 걷고 있었다. 우보천리, 만리, 어쩌구 저쩌구 하는 사람들 틈을 지나고 있었다. 제사 상에 촛불은 거의 타고 이제 심지조차도 타들어..